괄목상대[ 刮目相對 ]
刮(비빌 괄) 目(눈 목) 相(서로 상) 對(대답할 대)
[다른 사람의 학식이나 재주가 생각보다 부쩍 진보한 것을 이르는 말]
연빈 > 아빠, ‘刮(괄)’자가 무슨 뜻인지만 알면 의미는 어렵지 않겠는데...
아빠 > 그래? 그럼 글자를 나눠봐. 舌(혀 설)과 (칼 도)로.
연빈 > 혀와 칼? 혀에다 칼을 대다? 혀처럼 칼처럼?
아빠 > 그렇지. 그렇게 여러 가지로 말을 만들다 보면 뜻을 추측할 수가 있어. 혀에다 칼을 갖다 대고 하는 일이니까 ‘깎다’, ‘갈다’, ‘닦다’가 될 수 있겠고, 혀도 칼도 잘 다듬고 갈아야 하는 것이라고 보아도 같은 뜻이 되지. 그런 의미들이 눈과 연결되면 ‘비비다’가 되겠지.
연빈 > 그럼, ‘눈을 비비고 서로 대하다’가 되겠네.
아빠 > 맞아. 하지만 약간 말을 다듬을 필요가 있지. ‘(이삼일만 서로 보지 않아도 상대방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눈을 비비고 서로 대해야 한다.’라고.
연빈 > 아, 그래서 ‘상대방의 실력이 갑자기 몰라보게 좋아진 상태’를 ‘괄목상대’라고 하는구나.
아빠 > 맞았어. 다음의 고사가 위의 설명을 더욱 더 분명하게 해 주고 있지.
중국의 삼국시대,
오나라 손권의 휘하에 여몽(呂蒙)이라는 장군이 있었지.
후에는 그 유명한 관우를 생포하는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되지만 본래는 출신도 형편없고 학식도 없이 오직 무예만 믿고 설치는 인물이었어.
손권이 공부를 권하면 ‘글도 모르지만 일이 많아 글 읽을 시간 없다’고 핑계대기 일쑤였지.
어느날 손권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여몽은 그야말로 오직 공부에만 매달리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진전을 이루게 돼.
“자네가 일이 많기로서니 나보다 많겠는가? 옛날 후한을 세우신 광무제께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으셨고, 저 위나라 조조도 자기 스스로 공부를 좋아한다고 하지 않는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여기저기 전해오는 자료들만이라도 보게나.”
한편 손권에게는 학식이 높고 지혜가 출중한 노숙(魯肅)이라는 인물이 있었어.
이 노숙은 여몽을 힘만 센 단순한 무식쟁이로 생각해 하찮게 여겨왔었는데, 어느 날 문득 여몽이 외모는 물론이요 말투까지 달라진 사실을 깨닫게 된 거야.
“나는 당신이 무예만 안다고 생각했지 학식이 이렇게 높은 줄은 진정 몰랐습니다. 당신은 이미 옛날의 여몽이 아니군요.”
다음은 노숙의 이 말에 대한 여몽의 대답인데, 바로 여기에서 ‘괄목상대’가 나오게 된 거야.
“모름지기 선비는 사흘만 보지 않아도 눈을 비비고 상대방을 대해야 하는 것 아니겠소?”
연빈 > 와, 멋있다. 이런 것을 보면 역시 공부는 좀 해야 되는가봐.
아빠 > 임마, 좀이 뭐야 좀이. 해도 아주 많이 해야지. 여하간 ‘괄목상대’의 의미는 분명히 알았지! 그럼 이번에는 무슨 일이든 하려면 질릴 정도로 오래 꾸준히 해야되는 것에 대한 교훈인 ‘우공이산(愚公移山)’.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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