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군자[ 梁上君子 ]
梁(대들보 양) 上(위 상) 君(임금 군) 子(아들 자)
[도둑을 점잖게 이르는 말]
연빈 > 대들보(梁, 들보 양) 위의(上, 위 상) 군자(君子). 군자가 대들보 위에? 이상한데.
아빠 > 간혹 고사성어 중에는 글자가 나타내는 뜻과 내용 전체가 가리키는 의미가 다른 것들이 있어. 여기의 ‘梁上君子(양상군자)’가 바로 그 중의 하나야. 뜻은 ‘도둑’이지
연빈 > 도둑? 그거 참, 더 이상하네.
아빠 <> 그러나 『후한서(後漢書)』「진식전(陳寔傳)」에 나오는 다음의 고사를 보면 알겠지만 내용은 단순히 도둑에 관한 것이 아냐. 오히려 위트가 있으면서 백성들의 어려움을 헤아릴 줄 아는 지도자에 대해 말하고 있어.
우리 연빈이도 주위에 능력은 있으나 위트가 없는 선생님이나 선배가 있으면 이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되라고 한 번 권해봐.
연빈 >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아빠가 그러는지 어서 그 고사를 보고싶네.
중국 후한시대.
젊은 시절 작은 고을의 수령으로서 하찮은 일을 하면서도 독서에 힘쓰고 백성의 신망을 받던 진식(陳寔)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흉년이 들어 모든 사람들이 고생이 심하던 어느 해, 평소처럼 독서에 열중하던 진식의 방에 들어서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슬그머니 대들보 위로 올라갔습니다.
모른 체 시치미를 떼고있던 진식, 자식은 물론 손자까지 방으로 불러 모으고는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사람은 스스로 힘써야 한다. 선량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본성이 나빠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습관이 잘못된 것이지. 지금 저 대들보 위의 군자도(梁上君子) 그런 분들 중의 하나지.”
연빈 > 정말로 멋진 사람이네. 아빠가 반할 만한데. 그런데 대들보 위의 도둑이 그 얘기를 들었을 텐데 어떻게 했어?
아빠 > 아무리 간이 큰 도둑이라도 이런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니? 급히 내려와 백배사죄했지.
연빈 > 그렇게 될 줄 알고 진식이라는 사람이 일부러 크게 말을 한 건가?
아빠 >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것은 중요한 것은 아니고 그 다음 진식의 행동이 더 값어치가 있겠지?
연빈 > 어떻게 했는데?
아빠 > 비단 두 필을 주어 보내면서 아마 다음과 같이 말했다지. ‘자네 행색을 보니 나쁜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구먼. 너무 가난해서 이런 행동을 한 것이겠지?’
연빈 > 그 도둑 감격해서 눈물을 펑펑 쏟았겠다.
아빠 > 눈물을 흘린 것은 당연하고, 그 일이 있은 이후 그 고을에는 아예 도둑이란 말 자체가 없어졌대나 어쨌대나.
다음은 옛것을 갈고 닦아 오늘을 새롭게 한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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