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첫 수출 라디오, 금성사 T-703, 1962년, 최달용 기증 - 사진 : 서울역사박물관

전자공학도였던 최달용 기증자는 대학시절부터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이 담긴 전자제품에 관심을 갖고 수집을 시작했으며, 시간이 지나도 ‘고물’이 되지 않도록 직접 수리하여 온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우리 전자산업 기술의 발전사를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올해 초 40여 년간 수집해온 전자제품을 기증했다.

 

한편 지난 5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故 이용범 기증자가 떠나기 직전까지 사명감으로 10여 구(區)의 재개발 현장을 누비며 수집한 생활사 자료 800여점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됐다.

 

이 중에 도심 재개발과 관련된 자료 100여 점이 전시된다. 재개발로 인해 문을 닫는 동네사랑방 형제상회와 형제이발소 등에서 모은 자료에는 그들이 살아 온 이야기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

 

 

 

 

 

쌀집사장은 50년 동안 매일 배달에 사용했던 자전거를 비롯하여 가게의 모든 거래를 꼼꼼히 적은 장부를  이용범 기증자의 끈질긴 설득 끝에 내어놓았다. 

 

당시에 큰돈을 들여 구입해 버리기 아깝다는 이발의자와 이발소 그림을 직접 구입해서 모으기도 했고, 이렇게 자신의 시간과 용돈을 투자해 도시의 사라지는 흔적을 하나하나 수집해왔다.

 

또 생전에 KBS ‘오아시스’ 촬영감독으로 활약했던 이용범 기증자는 재개발지역의 골목 구석구석과 사람들을 뷰파인더 안에 담아왔다. 이러한 기록들은 전시장에 마련된 영상코너를 통해서 만나볼 수도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http:blog.naver.com/yearskyblue)에 ‘나는 근현대 생활유산을 줍는 넝마다’라고 표현하고 있는 이용범 기증자의 사라져가는 현재의 흔적에 대한 기록과 수집에 대한 열정은 서울역사박물관에 이어갈 것이다.

 

 

더불어 다큐멘터리 촬영 감독이였던 故 이용범(1962년~2013년) 기증자는 서울 곳곳에서 도시개발로 인해 사라져 가고 있는 것들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이를 수집‧기록해 왔다.

 

‘아우라, 문명의 기억’이라는 그의 블로그 이름처럼 그는 오래된 가게의 간판, 벽면에 부착된 광고지와 문패 등 소소한 물건에 깃든 사연들까지 기록하려고 노력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시민이 만드는 박물관’이라는 구호 아래 현재까지 총 346명의 시민으로부터 12만여 점의 유물을 기증받았다. 이에 시민의 소중한 기증품을 보다 많이 소개하고 선보일 수 있도록 기증유물 전시실을 새롭게 단장했다.

 

새로 문을 연 기증유물전시실은 총 4개실로 구성된다. 1실은 최근수집품실로 기증유물 가운데 가장 최근에 수집된 것을 전시한다. 2실은 기증자별 또는 특별한 주제 아래 기증유물을 선보이는 특별전시실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두 전시실을 기증자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는 한편, 시민들에게 모은 자료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을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향후 최소 6개월 단위로 유물을 교체하여 더 많은, 더 다양한 기증유물을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