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난방[ 衆口難防 ]
衆(무리 중) 口(입 구) 難(어려울 난) 防(막을 방)
[여러 사람의 입을 막기는 어렵다는 비유]
연빈 > 이건 간단하겠다. 우선 4자 한문이니까 2자씩 나누면, 衆口(중구 : 많은 입) 그리고 難防(난방 : 막기 어렵다). 그러니까 ‘여러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은 방비하기가 어렵다’는 의미겠네.
아빠 <> 맞아. 글자도 평범하고 의미도 비교적 간단하지. 하지만 의미도 의미지만 『십팔사략(十八史略)』이라는 책에 나오는 다음의 고사를 통해 말을 조심해야함은 물론 많은 사람들의 말, 즉 여론(그 말들이 호의적이든 악의적이든)에 대해 대처하는 방법까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야.
주(周)나라 여왕(麗王)은 여론을 무척이나 싫어했어.
그래서 온 백성들로 하여금 함부로 입을 놀려 말하는 것을 엄격히 통제했지.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자 소공(召公)이라는 신하가 언론탄압을 중지해줄 것을 간청하게 되었어.
백성들의 입을 막으면 시내를 막았다가 터지면 온 나라가 물벼락을 맞게 되는 것보다 더 심한 해를 당하게 된다는 것이었지.
옛날이나 지금이나 무슨 일이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되면 남의 말이 잘 들리지 않는 법이지.
여왕 역시 소공의 간청에도 아랑곳없이 언론탄압을 계속하다 폭동으로 인해 다른 나라로 도망가는 신세가 되고 말아.
폭동 이후 주나라는 왕이 단독으로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대신들의 합의하에 정치를 해 나가게 되는, 이른바 공화정이 시작되는데 이 때부터 흔히 춘추시대라고 해.
그 춘추시대 초기, 송나라에 사마벼슬을 하는 화원(華元)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어느 날 새로운 성을 쌓는 총책임자로 임명되었어.
그런데 문제가 있었지. 그에게 적국의 포로였던 전력이 있었던 거야.
당연히 백성들의 야유와 비웃음이 빗발쳤는데 이 ‘중구난방’은 그 난리를 겪으면서도 의연하게 대처했던 화원의 다음 말에서 나오고 있어.
“사실이 그러한데 내가 어찌 화를 낼 것인가? 또한 많은 사람들의 입이란 본시 막기가 어려운 법이거늘…”
연빈 > 어찌 보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했다고 볼 수도 있는데 과연 성을 제대로 쌓기나 했을까?
아빠 > 무슨 소리! 세상에서 솔직함보다 더 강한 것은 없는 법이지. 더구나 ‘중구난방’이란 세상이치를 정확하게 알아 그에 맞게 대처했다고 할 수 있겠지.
당연히 화원의 이런 태도는 인근 고을의 백성들에게 커다란 감명을 주게 되었고 일에도 적극 협력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
그리고 이런 사람이라면 백성들에게 못할 리도 없었을 테니까 오래도록 백성들로부터 존경도 받게 되었고.
다음은 제자란 스승에게서 배운 존재지만 스승보다 더 나을 때 사용하는 말인 ‘청출어람(靑出於藍)’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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