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혼효[ 玉石混淆 ]
玉(구슬 옥) 石(돌 석) 混(섞일 혼) 淆(뒤섞일 효)
[옥과 돌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다는 뜻으로 좋고 나쁨을 구분하지 못할 때 쓰이
는 말]]
아빠 > ‘옥석(玉石)’ 두 글자는 쉬운데, ‘혼효(混淆)’ 두 글자는 만만치 않지?
연빈 > 정말 그래. 혼효가 무슨 뜻이야?
아빠 > ‘(뒤)섞여있다’는 뜻이야.
연빈 > 그럼 의미는 간단하네. ‘옥하고 돌하고, 다시 말해 진짜와 가짜가 섞여있으니 구분하기가 어렵다’ 뭐 그런 의미일 것 같은데!
아빠 > 바로 그래. 이 고사성어는 갈홍(葛洪)이라는 사람이 지은 『포박자(抱朴子)』라는 책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나와. 세태의 혼탁함과 시대의 변화추이를 못 따라가는 지식인에 대한 질펀한 한바탕의 욕이라 할 말하지.
경전이 도의(道義)의 바다라면 제자백가의 책은 그것에 깊이를 더하는 강의 흐름으로 방법은 달라도 덕을 위주로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므로 고인은 ‘곤산의 옥’이 아니라고 해서 ‘야광주’를 버리거나 하지 않았고, ‘성인의 책’이 아니라고 해서 ‘수양에 도움이 되는 말들’을 버리지는 않았다.
그런데 한나라, 위나라(漢魏 : 한위)이래 좋은 말들이 많이 나와 있지만 그것의 가치를 알만한 성인도 없을 뿐만 아니라 견식이 좁은 패거리들은 글자에만 얽매여 기이한 점을 가볍게 여겨 소홀히 취급하고, 작은 도(道)일뿐 볼만한 것이 없다고도 하고, 광박(廣博, 넓고 넓어)해서 사람들의 생각을 어지럽힐 뿐이라고 말한다.
먼지도 쌓이면 태산을 이루고 눈부신 아름다움도 여러 가지 색이 모여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지도 모르고 지껄이는 자들이다.
천박한 시들만 감상할 줄 알았지 정작 의(義)에 정통한 제자백가들의 책 속에 언급된 금언들은 알아보지도 못하고 깔보기 일쑤면서 실이 없고 공허한 것들만 그럴 듯하게 여기고 있다.
바로 이것이 참과 거짓이 거꾸로 되고, ‘옥과 돌이 섞여 뒤범벅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고상한 음악도 속된 음악으로 보고, 비단옷이나 누더기를 똑같은 것으로 여기면서도 어찌 그렇게 태평스러울 수 있단 말인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연빈 > 멋있는 말이긴 한데 어째 너무 욕만 하고 있는 것 같아.
아빠 > 그렇지? 자신에 대한 푸대접을 제자백가들을 끌어들여 함께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식으로 노골적인 불만을 털어놓고 있는데 어느 정도 자기 독선적인 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지.
하지만 갈홍이 살던 동진(東晋)이라는 시대가 잘 아는 조조의 위나라를 찬탄했다고도 수 있는 사마 씨가 세운 나라로 곧이어 북방으로부터 오호(五胡)라 불리는 다섯 족속의 오랑캐가 내려와 한족과 혼합되는 시대야.
아빠 생각에는 아마 글도 글이지만 그런 시대상황도 이런 내용을 쓰는 데 무관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 더 자세한 것은 후에 네가 공부해서 알아보렴.
다음은 항우의 최후에 얽힌 사연인 ‘권토중래(捲土重來)’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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