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인쇄업체 대표 L씨 등이 20년 동안 불법 무자료 거래 등으로 수 십 개의 차명계좌를 통해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그 과정에서 세무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각종 비과세 보험에 장기간 은닉하여 자금을 세탁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대구와 인천에서 인쇄업체를 운영하는 L씨가, 출처불명의 자금 수백억원을 조성하여 해외로 빼돌렸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L씨를 비롯한 그의 가족 명의로 가입된 계좌에 대한 20여년 동안의 거래내역을 약 3개월에 걸쳐 세밀하게 확인한 결과, 개인 사업체를 운영할 당시 L씨와 가족들의 계좌로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어음과 수표 등 390억원 상당과 법인을 운영할 당시 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로 110억원 상당 등, 모두 500억원 상당이 입금되었으며, 이 자금은 L씨가 20여년간 인쇄업체를 운영하며 무자료 거래를 통해 조성한 불법자금인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해당 자금의 이동경로를 확인한 결과, L씨는 이와 같이 조성한 불법 자금을 ’92년경부터 ’08경까지 국내 양대 보험사인 S․K생명보험사의 각종 비과세 보험 상품 약 600여개에 분산 가입하였고, 그 중 234억원 상당을 ’10년경 캐나다로 반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수사팀은 총 500억원 상당의 불법자금조성 사실을 확인하였으나, 해당자금의 원천을 확인할 수 있는 수표․어음 등 사본이 상법규정에 따라 5년간만 보관되어 있어, 110억원 상당의 무자료 거래만을 입증할 수 있었고, 그 중 37억원 상당을 L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로 입건했다.

 

또한 현행 조세범처벌법 상 연간 포탈세액이 3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형사처벌(고발)을 규정하고 있어, 본 건 피의자 L씨의 경우 조세포탈과 관련하여서는 형사처벌을 할 수 없었고, 단순 조세범처벌법의 경우 10년의 공소시효 문제로 인해 전체 확인된 500억원의 무자료 거래 중 공소시효 내 해당기간까지의 포탈금액에 대해서 국세청에 과세 통보할 예정이다.

 

L씨가 불법자금의 대부분을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 2곳의 총 600여개의 비과세 보험상품을 통해 분산․은닉하였고, S생명보험 보험설계사인 Y씨와 K생명보험 보험설계사인 G씨 등을 통해 자금이 관리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 경찰은 L씨 등의 자금을 관리하며 ‘10년 연속 전국 보험왕’에 오른 S생명 유명 보험설계사가 L씨의 해약 보험금 60억원 상당을 횡령하고, 보험실적 유지를 위해 L씨의 처 M씨에게 보험가입 대가로 현금 등 3억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적발했다.

 

그리고 또 다른 K보험 설계사(보험왕) G씨도 보험가입 대가로 M씨에게 현금 등 2억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적발했다.

 

경찰청은 업체대표 L씨와 S생명 보험설계사 Y씨에 대해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K생명보험 설계사 G씨와 M씨 등 2명에 대해서는 형사입건 한 후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