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주)국순당의 물품 공급계약서 중 자의적으로 대리점에게 물품 공급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조항, 부당하게 짧은 하자 검수기간을 설정하여 하자 담보 책임을 면책하는 조항 등 불공정약관 조항을 시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주)국순당은 2012년도 기준으로 백세주, 생막걸리 등을 생산 ․ 공급하는 주류 제조업체로 매출총액은 1,151억 원이며, 약주 시장 점유율은 68%로 업계 1위업체이다.

공정위는 (주)국순당의 약관조항에서 자의적인 사유에 의해 제품 공급이 중단될 수 있도록 한 조항에 대해 물품 공급의 중단은 거래 상대방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 기준이 객관적이고 명확하며, 거래 상대방에게 예측 가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유통정책의 변경’은 모든 대리점에게 동일하게 영향을 미치는 생산능력의 한계, 생산계획의 변경과는 달리 일부 대리점에게만 불이익한 정책변경을 포함할 수 있는 등 그 범위와 내용이 광범위하여 자의적인 운영의 소지가 크며,  ‘판매능력, 신용상태, 성실히’ 등은 불확정 개념으로 예측 가능성이 없어 공급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물품공급이 임의로 중단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위와 같은 약관조항은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가 이행하여야 할 급부를 일방적으로 중지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므로 약관법 제10조 제2호에 해당하는 불공정약관으로 판단,  (주)국순당에 불명확하고 자의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 물품 공급중단사유를 약관조항에서 삭제토록 했다.
  

또, 지나치게 짧은 검수기간을 설정하여 하자 담보책임을 면책하는 조항에 대해 제품의 특성, 유통기한, 업계관행 등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공급자가 부여할 수 있는 최단기간(1일)을 검수기간으로 설정하여 대리점주에게 과도한 하자 검수의무를 부담시켜야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봤다.

그리고 1일 이후에는 제품의 하자가 발견되더라도 공급자가 어떠한 책임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명시하여 부당하게 공급자의 하자 담보책임을 면책하고 있었다.

위와 같은 약관조항은 지나치게 짧은 검수기간을 설정하여 하자 담보책임을 청구하기 위한 고객의 권리행사 요건을 가중하고, 1일 이후에 발견된 하자는 상당한 이유없이 사업자의 담보책임을 배제하는 조항이므로 약관법 제7조 제3호에 해당하는 불공정약관에 해당된다고 판단,  (주)국순당에 하자 검수기간을 7일로 연장하고, 하자 담보책임 면책조항을 삭제토록 했다.

 

또, 일방적으로 담보권을 설정하고 비용을 부담시키는 조항에 대해 부동산을 담보로 취득하기 위한 비용은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담보권 설정행위로 인하여 이득을 얻는 주체인 담보권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대법원 1981. 7. 28. 선고 81다247 판결 등 다수)이다.
 

그러나 위 약관조항은 담보물의 평가방법 등을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담보권 설정에 소요되는 비용을 상당한 이유 없이 대리점주에게 부담시키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약관조항은 대리점주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므로 약관법 제6조 제2항 제1호에 해당하는 불공정약관에 해당,   담보제공 조항 전체를 삭제토록 했다.
 

또한 불확정적인 사유로 제품 공급중단 또는 계약해지가 가능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  보전처분(가압류, 가처분)은 채권자의 일방적인 신청에 의하여 내려지는 잠정적 조치에 불과할 뿐인데, 권리관계가 확정된 것도 아닌 보전처분을 이유로 제품 공급중단 또는 해지가 가능하도록 한 것은  법률에 따른 사업자의 해지권 행사요건을 완화하여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는 조항이므로 약관법 제9조 제3호에 해당하는 불공정약관이라 판단했다.
 
이에 (주)국순당에 보전처분이 행하여지거나 행하여질 우려가 있는 경우를 물품공급중단 및 해지 사유에서 삭제하고, 확정된 집행권원에 의해 이루어지는 강제집행만 남겨두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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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정위는  (주)국순당이 올해 2월경 공정거래법상 거래상지위남용행위 등을 이유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1억 원) 부과처분을 받았으며,  이번 사건 조사과정에서 위 불공정거래 행위와 연관된 판매목표 설정 조항, 판매지역 제한조항 등을 삭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약관심사를 통해 공급자의 자의적인 물품 공급중단, 부당한 하자담보책임 면책 등으로 인한 대리점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고, 주류 도매분야의 불공정거래관행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유사한 약관조항을 사용하고 있는 타 사업자들에게 불공정약관의 유형을 제시하여 자진시정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