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출어람[ 靑出於藍 ]
靑(푸를 청) 出(날 출) 於(어조사 어) 藍(쪽 람)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나음을 비유]
아빠 > 언어를 공부할 때는 다 마찬가지지만 한문에서도 ‘於(어)’같은 일정한 역할을 하는 말들을 익히는 것이 중요해. 우선 여기에 나오는 ‘於(어)’는 ‘…에(서)’라는 뜻으로 영어에서는 일종의 전치사 정도겠지.
연빈 > 그렇다면 ‘청(靑, 푸를 청)은 남(藍, 쪽풀 남, 남색 남)에서 나온다’가 되는데 뭐 이래? 특별히 어떤 의미가 있을 것 같지도 않잖아.
아빠 > 사실 이 문장만을 가지고는 본래의 완전한 의미가 나오지 않지. 다만 『북사(北史)』「이밀전(李謐傳)」에 나오는 간단한 다음의 고사와 『순자(荀子)』「권학편(勸學篇)」에 나오는 말, 그리고 염색하는 방법으로 인해 ‘제자가 스승보다 뛰어난 경우, 또는 아주 뛰어난 제자’의 의미가 된 거야.
[1]
북위(北魏)의 이밀(李謐)은 본래 공번(孔璠)이라는 스승 밑에서 공부를 했는데 날이 갈수록 그 진보가 대단했다.
후 그가 스승 공번을 능가하게 되자 공번은 스스로 자기를 낮추어 이밀의 제자가 되기를 자청했다.
그러자 주위의 동문수학자들이 출남(出藍), 출남지예(出藍之譽)라는 말로 이밀을 높이고 기렸다.
[2]
순자(筍子) 권학편(勸學篇)에 나오는 말로 학문이란 멈추면 안 된다.
푸른색이 쪽풀에서 나오지만 그 근본인 쪽풀보다 더 푸르듯(靑出於藍 而靑於藍), 얼음이 물에서 나오지만 그 근본인 물보다 더 차듯 쉬지 않고 공부를 계속하다 보면 스승을 능가하는 제자도 나오는 법이다.
[3]
염색에 사용하는 남옥(藍玉)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을 잘 짓이겨 물을 담아놓은 독 속에 풀어놓는다.
며칠 후, 기다란 나무막대로 독 안의 물을 휘저으면 거품이 일어나는데 이 거품을 ‘남물’이라고 한다.
이 남물에 실이나 헝겊을 적시면 푸른색으로 물이 드는데 이것이 이른바 ‘염색’이라는 것이다.
본래 남옥은 완전한 푸른빛이 아니라 검정에 가까운 쪽풀빛인데 짓이겨져 물에 풀어지면 화학반응으로 인해 본래의 쪽풀빛보다 더 짙은 청색이 되기 때문에 염색의 과정을 통해 더 좋은 상태로 되는 것을 ‘청출어람’으로 표현하였다.
연빈 > 고사나 순자의 말, 염색 방법을 보니 ‘청출어람’이 ‘제자가 스승보다 뛰어난 경우, 또는 아주 뛰어난 제자’라는 의미가 됨을 충분히 알겠네.
아빠 > 그렇지? 사실 ‘청출어람’에는 ‘청어람(靑於藍)’이 첨가되어야 해. 그리고 ‘於(어)’에는 ‘…보다’라는 의미도 있고. 그렇다면 본래는 ‘靑出於藍 靑於藍(청출어람 청어람 : 청은 남에서 나오지만 남보다 더 푸르다’인데 ‘청출어람’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니 문장만으로도 의미가 분명해지지.
다음은 오자서의 한이 서린 ‘일모도원(日暮途遠)’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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