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31일 대우조선해양(주)가 89개 수급 사업자에게 선박 블록 조립 등 임가공 제조 위탁 과정에서 생산성 향상을 명목으로 부당하게 단가를 인하한 행위에 대해 단가 인하액(436억 원) 지급명령과 26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주)는 2008년부터 2009년까지 89개 수급 사업들에게 선박 블록 조립 등 임가공을 위탁하면서 하도급 대금 계산 시 시수(Man Hour)항목을 일방적으로 축소하여 결정 · 적용하는 방식으로 하도급 대금을 인하했다.
조선업종에서 임가공 위탁 시 하도급 대금은 보통 시수(작업 투입 시간)와 임률(시간당 임금)의 곱으로 결정된다.
대우조선해양(주)의 경우 시수에 실제 작업 투입 시간 보다 적은 목표 작업 투입 시간(목표시수)을 적용하였는데, 목표시수에는 설계, 경험, 계측, 작업장 환경 등 생산성 관련 제반 사항이 이미 반영되어 있음에도 이에 추가하여 다시 생산성 향상율(’08년 : 6%, ’09년 : 7%)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하도급 대금을 낮게 결정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결정은 생산성 향상분을 중복 적용하여 적정하게 지급하여야 할 하도급 단가보다 낮은 단가로 하도급 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부당하게 단가를 인하한 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절차적으로도 대우조선해양(주)는 생산성 향상율이 하도급 대금 산정에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수급 사업자들과 사전에 전혀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 · 적용했다.
매년 연초에 사업계획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원가절감 차원에서 생산성 향상율을 정하여 생산부서로 하달하면 이를 일방적으로 적용하여 하도급 대금을 산정한 것이다.
공정위는 대우조선해양(주)의 이러한 행위는 원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에 의하여 하도급 대금을 결정한 행위로서,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이라 함) 제4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당한 하도급 대금 결정행위에 해당된다고 판정했다.
생산성 향상을 중복 적용하여 그만큼 하도급 단가가 낮아졌으며, 생산성 향상율 적용에 수급 사업자와 전혀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단가를 결정한 것에 해당된다.
대우조선해양(주)의 부당 단가 행위로 인해 조립, 도장, 탑재 등의 임가공 업무를 수행한 89개 수급 사업자들은 법 위반 기간(2년) 중 총 436억 원(업체당 평균 4.9억 원)의 하도급 대금을 적게 지급받았다.
이에 공정위는 적정 하도급 대금과 생산성 향상율을 중복 적용함으로써 부당하게 결정하여 지급한 하도급 대금의 차이(436억 원)를 지체없이 수급 사업자들에게 지급하도록 조치했다.
또한 과징금 267억 원을 부과했으며 향후 재발 방지 명령 및 법 위반 사실 통지 명령를 내렸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으로 조선업종 등에서 임가공 관련 하도급 대금 산정에 많이 활용되는 시수제도를 이용한 부당한 하도급 결정행위에 엄중 제재한 것으로 향후 이러한 행위 재발방지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시수 제도는 임가공 제조위탁 시 하도급 대금 산정을 위해 고안된 제도로서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며, 생산성 향상을 시수에 반영한 것도 합리적 수준에서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면 문제가 안 된다.
이번 사건에서 실제 생산성 향상은 시수 산정 시 다른 요소에 충분히 반영됨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생산성 향상을 명목으로 하도급 대금을 이중으로 인하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급 사업자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하도급 대금을 인하한 행위이다.
최근 공정위는 부당 단가인하, 발주취소, 부당반품 등 고질적이고 중대한 불공정 하도급 거래관행을 3배소 대상에 추가로 포함시키는 등 하도급법 관련 제도를 대폭 강화 · 정비했으며, 개정사항은 지난 5월 28일 개정법이 공포되어 11월 29일부터 시행 예정이다.
향후 공정위는 부당 단가 인하, 발주취소, 부당 반품, 기술 유용 행위 등 중대한 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집중 감시하고 위법 행위 적발 시 이번 사건과 같이 엄중하게 제재해 나갈 계획이다.
즐겨찾기추가
경제
프린트
스크랩
메일전송
댓글달기
목록
이전
맨위로
메일보내기
더보기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