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룡점정[ 畵龍點睛 ]
畵(그림 화) 龍(용 룡) 點(점찍을 점) 睛(눈동자 정)
[어떤 일에서 최종의 중요한 부분을 마무리함으로써 그 일이 완성되는 것]
연빈 > 이 말도 많이 들어봤어. ‘용(龍, 용 용)을 그리고(畵, 그릴 화) 눈동자(睛, 눈동자 정)를 점찍다(點, 점 점)’로 ‘중요한 마지막 마무리를 하다’는 의미야.
아빠 > 그렇지. 너무 많이 알려진 말이지. 우선 『수형기(水衡記)』라는 책에 나오는 다음의 고사를 보기로 하자.
유비로 대표되는 삼국시대가 조조의 위(魏)를 대신한 사마씨의 진(晋)에 의해 통일되지만 그 진은 오래가지 못한다.
본래의 영토인 양자강 북쪽은 ‘오호(五胡)’라 불리는 다섯 족속의 오랑캐와 한족이 뒤섞여 혼미를 거듭하게 되는 이른바 북조(北朝)시대를 맞이한다.
오호에 밀려 금릉(金陵 : 지금의 남경)으로 도읍을 옮긴 이른바 ‘동진(東晋)’은 곧 망하고 이어 16개의 나라들이 흥망을 계속하게 되는 남조(南朝)시대를 맞이하게 되기 때문인데, 이 둘을 합쳐 흔히 역사가들은 남북조시대라 부른다.
그 남북조시대 남조의 양(梁)나라에 장승요(張僧繇)라는 사람이 있었다.
우군장군 등의 벼슬을 지낸 것을 보면 벼슬 운도 괜찮았던 것 같지만 보통은 화가로 더 알려진 인물이다.
그림 실력에 대해서는 어느 정자의 벽에 커다란 소나무를 그려놓았더니 새들이 진짜 소나무인줄 알고 몰려와 앉으려다 벽에 부딪쳐 죽었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였다.
그 장승요가 한 번은 금릉에 있는 안락사(安樂寺)라는 절의 벽에 용 두 마리를 그리게 되었다.
용들은 그야말로 하늘로 금방 솟아오를 듯한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지만 괴이하게도 눈에 눈동자가 없었다.
당연히 그 이유에 대해 왈가왈부 말들이 많아지게 되었는데 너무나 많은 질문에 지친 장승요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내가 눈동자를 그려 넣으면 용은 벽을 뚫고 하늘로 올라갈 텐데 어찌 눈동자를 그려 넣을 수 있겠는가?”
이 설명 또한 너무나 불가사의해 사람들의 조롱과 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만 초래하게 되었다.
아예 찬반논란을 넘어 ‘눈동자를 반드시 그려 넣어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이 노골적으로 행해지기까지 했다.
할 수 없이 장승요는 그 중 한 마리에 눈동자를 그려 넣었다.
바로 그 순간 천지를 가르는 뇌성번개가 일면서 용 한 마리가 벽을 뚫고 하늘로 치솟았다.
한참 후 정신을 수습한 많은 사람들의 눈앞에 남겨진 것은 오직 눈동자가 없는 한 마리의 용이었다.
연빈 > 아! 그래서 ‘화룡점정’이 ‘어떤 일의 핵심이 되는 마무리를 하다, 또는 완성시킨다’는 의미였구나. 그런데 용이 눈동자를 그리자 정말로 날아갔을까?
아빠 > 예끼 녀석, 날아갔는지가 뭐가 중요해? 그 의미만 정확히 알면 되지.
그건 그렇고 본래는 문장이나 예술작품의 경우에 쓰이던 말이었어. 물론 지금은 모든 일, 상황에 널리 사용되지만. 그렇다보니 거꾸로 용을 그리고 눈동자를 빠뜨렸다는 것은 전체적으로는 괜찮은데 가장 주요한 핵심이 빠졌다는 의미가 되지.
다음은 우리가 흔히 가을에 대한 대명사로 알고 있는 ‘천고마비(天高馬肥)’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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