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외작라[[門外雀羅 ]
門(문 문) 外(밖 외) 雀(참새 작) 羅(그물 라)
[권력의 부침에 따라 변하는 인심을 나타내는 말]
연빈 > ‘문(門, 문 문) 밖에(外, 바깥 외) 참새(雀, 참새 작) 그물(羅, 그물 라)’. 새를 잡으려고 문 밖에 그물을 쳐 놓았다는 말인가?
아빠 > 그런 의미라면 굳이 이런 고사성어가 생겨날 리가 없었겠지! 참, 지난번에 배운 ‘문전성시’라는 말을 기억하니? 그 말과 의미가 반대인데.
연빈 > ‘문전성시’는 문 앞에 시장 터가 만들어질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의미였는데... 그럼, ‘문 밖에다 그물을 치기만 해도 쉽게 참새를 잡을 정도로 찾아 오는 사람이 없어 한산하다’는 의미?
아빠 > 바로 그거야. 다음의 고사를 보면 그 의미를 아주 절절히 느낄 수가 있어.
섬서성 하규(下邽)에 사는 적공(翟公)이 어느 해 정위라는 높은 벼슬에 오르게 되었다.
그러자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할 것 없이 그의 집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구름 떼 같이 많아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룰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그가 정위라는 벼슬에서 해임되자 그 많던 사람들이 갑자기 발을 끊었다.
이미 한산해진 대문 밖에는 참새가 떼를 지어 놀고 있어 참새를 잡는 그물을 펼 형편, 다시 말해 문 밖에 작라를 펴야만할 지경이 됐다.
그리고 그가 얼마 안 있어 정위에 복직이 되자 다시 빈객의 무리들이 삽시간에 그의 집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적공은 말없이 다음과 같은 글을 써 대문에 걸게 되었다.
一死一生則知交情(일사일생즉지교정)
一貧一富則知交態(일빈일즉부지교태)
一賤一貴則見交情(일천일귀즉현교정)
우리말로 번역해 보면
한번 죽고 한번 살아보아야만 사귄다는 것의 진면목을 알 수 있고
한번 가난해지고 한번 부유해져봐야 사귄다는 것의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있고
한번 천해지고 한번 귀해져봐야 사귄다는 것의 진면목이 나타나는 법이로다!
연빈 > 적공이 되게 서운했었나보네.
아빠 > 서운한 감정을 넘어 분노를 느꼈겠지. 그러나 사람의 정이란 보통 자신의 이익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남과 사귀는 데 있어서도 반드시 이익을 고려하게 되지.
자신에게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게 되면 그렇게 뻔질나게 드나들던 집에도 일절 발걸음을 하지 않게 되는 법이거든.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으면 ‘정승 집 개가 죽으면 문상을 가도 정승이 죽으면 문상을 가지 않는다’는 말이 있겠냐?
연빈 > 왜? 정승이 죽었을 때 문상을 가야 되는 거잖아?
아빠 > 이익을 줄 수 있는 대상이 죽었는데 문상을 뭐 하러 가겠냐? 안 그래?
다음은 지조 없이 세태에 편승이나 한다는 ‘곡학아세(曲學阿世)’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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