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화가거[ 奇貨可居 ]
奇(기이할 기) 貨(재화 화) 可(옳을 가) 居(살 거)
[좋은 기회를 기다려 큰 이익을 얻음]
아빠 > 奇(기이할 기), 貨(재화 화)니 ‘기이한 재화’. 여기까지는 별로 어렵지 않아. 그런데 다음의 말, 즉 可(가할 가), 居(거처할 거)가 합쳐진 ‘가거(可居)’에 대해서는 약간 신경을 써서 말을 만들어야 해.
연빈 > 뭐 별로 어렵지 않은 것 같은데. ‘可’는 ‘…할 만하다, …해도 괜찮다’라고 해석되고 ‘居’는 ‘거처하다, 함께 하다’니까 ‘기이한 재화는 함께 할 만하다. 기이한 재화니까 함께 해도 괜찮다’라고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빠 > 야, 대단한데. 바로 맞혔어. 여기서 ‘기화’를 ‘자기에게 이득을 줄 만한 사람, 자기가 괜찮다고 찍은 사람, 자기가 보물이라고 여긴 그 무엇’ 등으로 보게 되면 이 ‘기화가거’가 ‘투자 중에 사람에 대한 투자가 최고’라는 의미가 된다는 것을 추측할 수가 있지.
사마천의『사기』「여불위열전(呂不韋列傳)」에 나오는 다음의 고사를 보면 이 의미를 더욱 실감나게 느낄 수 있어.
여불위라고 하면 전국시대 말기부터 진나라 초기를 화려하게 장식한 거상이다.
요즘말로 투자에 대한 귀재로 장사에 대한 문제라면 그가 하지 못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아쉬운 점은 있었으니 일정한 관직이 없어 권력을 행사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애초부터 권력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면 별문제겠지만 마음속에는 천하를 경영하고 싶어 하는 야망이 꿈틀대고 있었으니 방법을 찾긴 찾아야 했다.
그래서 찾아낸 방법이 바로 자기의 막대한 자금을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 투자한다는 것이었는데, 그로 인해 선택된 인물이 바로 이인(異人)이라는 공자였다.
이인은 진나라의 실질적인 정치 실세인 안국군의 서자로 당시에는 정략상 조나라에 볼모로 가있었다.
아무리 귀한 신분이라 해도 외국에 볼모로 가 있는 신세라면 그 마음의 상태가 외롭고 불안할 것이라는 판단과 그런 상태에 있는 인물이 장차 왕의 지위에 오를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 착안한 여불위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결단하게 된다.
“진기한 보물이라면 함께 해야지(奇貨可居). 잡자!”
결정했다하면 다음과 같이 일사천리로 추진해버리는, 여불위는 바로 그런 인물이었다.
안국군의 아들들은 20명이나 됐지만 총애하는 화양부인에게는 아들이 없었다.
그래서 이인을 화양부인의 양자로 들여 후일을 도모하는데, 그 전에 조희라는 기생을 자기가 임신시켜 이인에게 시집보낸다는 계책.
연빈 > 어머, 어머. 기가 막혀! 뭐 그런 사람이 다 있지? 그래서 어떻게 됐어?
아빠 . 모든 것이 여불위의 뜻대로 됐어. 조희가 적당한 시기에 이인에게 시집가 아들을 낳았지. 그게 바로 ‘정(政)’으로 후일의 진시황이야.
여불위가 이인이나 조희의 값어치를 폭등시킨 결과 진시황이라는 이익을 통해 천하를 자기 손아귀에 넣었다고 볼 수 있겠지.
다음은 글자는 쉽지만 의미가 복잡한 ‘만성풍우(滿城風雨)’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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