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양지가[ 洛陽紙價 ]
洛(물 이름 락) 陽(볕 양) 紙(종이 지) 價(값 가)
[책이 호평을 받아 잘 팔리는 것을 비유]
아빠 > 『해리포터』『반지의 제왕』처럼 아주 많이 팔린 책들을 뭐라 하는지 아니?
연빈 > 베스트셀러?
아빠 > 그래. 그 말과 같은 의미가 바로 이 ‘낙양지가(洛陽紙價)’야.
연빈 > 아, ‘낙양(洛陽)의 종이(紙, 종이 지) 값(價, 값 가)’이니까 ‘책이 많이 팔려 종이 값이 많이 올랐다’는 데서 그런 의미가 나왔나 보구나.
아빠 > 그렇지. 『진서(晉書)』「문원전(文苑傳)」에 그에 관한 고사가 나와. 옛날이야 출판된 책이 아주 좋으면 많은 사람들이 그 내용을 베끼려고 종이를 샀기 때문에 종이 값이 오른 것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지. 지금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그게 바로 베스트셀러일 테고.
삼국시대도 끝나갈 무렵, 진(晉)나라에 날 때부터 추남인데다가 말까지 더듬는 좌사(左思)라는 사람이 있었다.
시거든 떫지나 말라고 했는데, 온갖 악조건을 갖춘 데다가 재주도 없고 소심한 성격이라서 늘 외톨이였다.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시를 짓는 재주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지경이었다.
할 수 있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야 지극히 당연한 법! 좌사 또한 1년을 오직 시작(詩作)에만 매달린다.
그리고는 마침내 제나라 수도 임치를 배경으로 하는 「제도부(齊都賦)」라는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이 작품으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좌사, 낙양으로 이사하면서 이번에는 촉나라 성도(成都), 오나라 건업(建業), 위나라 업(鄴) 등 세 나라 수도를 배경으로 하는 「삼도부(三都賦)」의 집필을 구상한다.
그 구상 자체가 방대하고 어려운 것이어서 당시의 유명한 작가 육기(陸機)는 “여기 어디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놈이 ‘삼도부’를 쓴다고 하는데 다 쓰면 그걸로 술항아리나 덮어야겠다.”라고 비아냥거릴 정도였다.
여하간 10년 후, 정말로 어렵게 작품을 완성하지만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당대의 저명한 시인 장화(張華)가 이 작품을 읽게 되었다.
깜짝 놀란 장화는 이 작품에 대해 ‘웅대한 구상, 화려하고 다양한 생각들, 유려한 필치는 후한의 유명한 반고나 장형의 영역을 넘어서고 있다.’고 극찬을 하는데 이로 인해 좌사의 「삼도부」는 일약 귀족이나 부자들의 필독서가 된다.
그리고 당시에는 책을 읽으려면 반드시 사본을 만들어야 했기에 앞다투어 종이를 사려는 사람들로 인해 낙양의 종이 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게 되었다.
연빈 > 장화가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
아빠 > 하하, 그럴 수도 있지. 물론 작품이 좋아서 그랬겠지만 당대 유명인의 영향력이란 대단한 거지.
너도 이 담에 아주 훌륭한 작품을 써 보도록 해라. 물론 이 고사의 주인공 좌사처럼 하나의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친다는 정신을 잊지 말고.
다음은 너무 완벽해 손볼 필요가 없다는 의미의 ‘천의무봉(天衣無縫)’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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