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두구육[ 羊頭狗肉 ]
羊(양 양) 頭(머리 두) 狗(개 구) 肉(고기 육)
[겉과 속이 일치하지 않음의 비유]
연빈 > ‘양(羊,양 양) 머리(頭, 머리 두)와 개(狗, 개 구) 고기(肉, 고기 육)’. 별거 아닐 것 같은데?
아빠 > 그래도 명색이 고사성어인데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겠지. 서로 다른 양 머리와 개고기를 함께 써서 말을 만들었잖아. 얼른 생각해봐도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지 않니?
연빈 : 그럼 양 머리를 준다고 하고 개고기를? 참, 정육점에서 한우라고 하고 수입 소를 준다고도 하니 양 머리를 판다고 걸어놓고 개고기를 주는 것일 수도 있겠다.
아빠 > 옳지, 바로 그거야. 요새말로 하면 ‘간판이나 포장지하고 내용물이 다른 경우’를 말하는 것이니 ‘겉과 속이 다른 것’을 의미하게 된 거야. 꼭 양 머리라든가 개고기에 연연할 필요는 없어.
양 머리 역시 처음에는 마박(馬膊 : 말의 말린 고기)이었고 고사들에서도 역시 ‘양 머리’가 소머리 또는 소 뼈다귀로, ‘마박’이 마육 또는 구육으로 변해 사용되고 있으니까.
[1]
후한의 광무제가 그 시대 풍조를 개탄하며 내린 조서에서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말고기를 팔고 있으며, 도척이 공자의 말씀을 뇌까리고 다닌다.'
- 『후한서(後漢書)』「광무본기(光武本紀)」-
[2]
제나라 영공은 남장 여인을 좋아했대.
그래서 궁중의 모든 여자들로 하여금 남장을 하게 하고 그들과 어울려 놀았다는 거지.
왕이 그러니 일반 백성들 또한 그런 놀음을 좋아하게 되어 제나라 온 천지의 여자들이란 여자들은 모두가 남장을 하기에 이르렀다나!
이에 놀란 왕은 부랴부랴 남장 금지령을 내리고 엄격히 통제하기 시작했대.
그러나 궁중에서 왕은 여전히 남장 여인들과의 놀음을 즐겼다는 거야.
그러니 그 금지령이 무슨 소용이 있었겠어?
여전히 저자거리에선 남장 여인들이 활개를 치며 돌아다니는 상황이었지.
화가 난 왕은 오히려 재상인 안자를 힐책했다는 거야.
“엄한 금지령을 내렸는데도 아무런 효과가 없으니 도대체 어찌된 노릇이냐?”
이에 안자가 다음과 같이 말하는데 그 안에 이 고사성어가 나오지.
“임금께서 안으로는 이를 묵인하면서 밖으로는 금하고 계시니, 즉 우수(牛首 : 소머리)를 문에 걸어놓고 안에서는 마육(馬肉 ; 말고기)를 팔고 계시니 무슨 효과가 있겠습니까?”
- 『안자춘추(晏子春秋)』
연빈 > 제나라 영공의 금지령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말인가요?
아빠 : 그렇지. 금지령도 일종의 간판이잖아. 그 간판에 속임수가 있다면 무슨 광고 효과가 있겠느냐는 말이겠지. 요즘에도 아주 많이 공감되는 내용이잖아!
다음은 베스트셀러와 관계가 있는 ‘낙양지가(洛陽紙價)’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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