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모도원[ 日暮途遠 ]
日(날 일) 暮(저물 모) 途(길 도) 遠(멀 원)
[할 일은 많지만 시간이 없음을 비유]
연빈 > 日(해 일), 暮(저물 모, 저녁 모), 途(길 도), 遠(멀 원)이니까 ‘해는 저무는데 길은 아직 멀다’라고 해석이 되겠네.
아빠 > 맞아. 해석도 간단하고 의미도 ‘상황이 너무 늦어버려 어찌할 수가 없다’라고 별 어려움이 없지. 하지만 사마천의『사기』「오자서열전(俉子胥列傳)」에 나오는 이 고사에는 오자서(俉子胥)라는 사람의 한 서린 사연이 숨어있어.
연빈 > 얼마나 안타깝기에 한 서린 사연이라고 하는지 정말 궁금하네!
초나라 평왕 때 비무기(費無忌)라는 인물이 진나라에서 데려온 미인을 왕에게 바쳐 신임을 얻게 되었어.
신임이 높아감에 따라 간이 커져갔고 마침내 왕을 몰아내려 한다고 태자 건(建)을 모함하기에 이르렀지.
물론 그 배후에는 조정 대신들이 있다하여 대부 오사(俉奢)가 문초를 받게 되었는데, 일이 이 지경이 되자 태자는 겁이 나 송나라로 도망가 버렸어.
사태가 너무 크게 번지자 비무기는 안되겠다 싶었던지 이 기회에 오사를 위시한 아들들, 즉 오상(俉尙)과 오자서(俉子胥)를 함께 죽이기로 작정하고 왕을 꼬여 ‘자진해서 출두하면 아비를 살려줄 것이나 그렇지 않으면 아비를 죽인다’는 방을 붙이게 돼.
큰아들 오상은 죽을 결심을 하고 평왕 앞에 나타났으나 작은아들 오자서는 후일을 기약하며 외국으로 망명하게 되지.
안타깝게도 오상은 예상대로 부친과 함께 처형을 당하게 돼.
한편 오자서는 정나라를 거쳐 오나라로 가게 되는데, 오자서의 눈에 비친 오나라의 정치상황 이게 장난이 아니더란 말이지.
한동안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윽고 비장의 결심을 하게 돼, 태자 광(光)을 선택하는 것이었어.
태자 광이 야심가면서 은밀히 자객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기 때문이었지.
물론 전제(專諸)라는 자객까지 알선해 주었어.
그리고 아무런 일도 관심이 없다는 듯 초야에 묻혀 지내기를 6년.
마침내 태자 광이 요왕을 암살하고 왕이 되는데, 이가 바로 유명한 오왕 합려(闔閭).
오왕 합려의 전폭적인 신임을 등에 업고 오자서는 꿈에 그리던 초나라 정벌에 나서게 되었지.
허나 이미 원수인 평왕이나 비무기는 죽고 꿩 아니면 닭이라는 심정으로 찾던 당시 초나라 임금인 소왕은 이미 도망간 상태였어.
원한에 북받쳐 있던 오자서는 평왕의 무덤을 파헤쳐 그 뼈에다 곤장 300대를 가하는 포악을 행하게 되지.
그러자 이 소식을 전해들은 옛 친구 신포서가 아무리 원한에 사무쳐 한 행동이더라도 너무 심하다고 질책하는데, 이에 대한 오자서의 대답이 바로 이 고사성어야.
연빈 > 이런 경우에는 참 무어라 할 말이 없어. 친구 신포서의 질책에 대한 오자서의 ‘일모도원’이라는 대답 또한 느낌이 쉽게 오지 않고...
아빠 > 아, 그거! ‘자기는 이미 늙었는데 아직도 해야될 일은 많으니 어느 겨를에 이치니 도리니 하는 것들을 따를 수 있겠는가?’라는 일종의 항변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아마 오자서 본인도 그렇게 밖에 말할 수 없는 자신이 몹시 슬펐을 거야.
다음은 오왕 합려 이후의 이야기에 관계된 ‘와신상담(臥薪嘗膽)’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즐겨찾기추가
경제
프린트
스크랩
메일전송
댓글달기
목록
이전
맨위로
메일보내기
더보기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