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 말했지.
“우심커까?(우리 심심한데 커피나 마실까?)
그 여자, 커피는 말고 술을 마시자고 하더래.
회심의 미소를 머금은 그 남자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는데, 이 여자 두주불사(斗酒不辭 : 말술을 사양하지 않음)하더라나.
얼마 후 술집을 나선 두 남녀, 얼근해진 여자를 보고 남자가 말했대.
“우심뽀까?(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할까?)
여자가 지그시 눈을 감자 다가서는 남자, 아! 그때 등장하는 불량감자, 딴 말로 하면 불량배.
그런데 이 위험천만한 순간 번개처럼 불량감자를 해치우고 난 그 여자가 하는 말.
“우다뽀자.(우리 다시 뽀뽀나 하자.)”
알고 보니 그 여자는 무술 고단자인 남자 사냥꾼.

이런 이야기와 ‘두주불사’의 유래인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홍문의 연회」를 연결시키려니 좀 얄궂긴 하다.

그러나 한문에 흥미를 느끼게 되고 나름대로 활용할 수 있다면 뭐 어떤가?

때는 항우와 유방이 패권을 다투던 秦(진)나라 말. 서로 패권을 다툰다고 말은 했지만 아직 항우에 비해 유방이 많이 모자라던 시점.

곳은 항문이 아닌 기러기의 통과기점이라는 홍문(鴻門).

항우를 안심시키기 위해 전략상 신하가 될 것을 약속하는 자리였지만 항우의 최고 모사 범증은 부하에게 칼춤을 빙자해서 유방을 죽이라고 지시한다.

이를 알아챈 유방의 모사 장량의 지시에 따라 장군 번쾌가 역시 칼춤으로 맞받으면서 상대방을 죽이는 동시에 항우를 잔뜩 노려보게 된다.

이에 천하의 항우도 그 용맹함에 겁을 잔뜩 먹고 이름을 물으면서 술을 한잔 따라주고 다시  한 잔을 더 하겠느냐고 묻자 번쾌가 하는 다음 말에서 ‘두주불사’가 나오고 있다.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