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외시[ 先從隈始 ]
先(먼저 선) 從(따를 종) 隈(사람이름 외) 始(비로소 시)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말을 한 사람부터 시작하라는 의미]
연빈 > 외(隈)가 도대체 뭐야?
아빠 > 사람 이름이야.
연빈 > 저런, 그걸 누가 알아? 꼭 사람이름이나 지명이 나오면 헷갈린단 말이야.
아빠 > 그건 아빠도 어쩔 수 없어. 본래부터 그렇게 만들어진 것인데 짜증이 나도 좀 참으시죠.
연빈 > 알았어. 그럼 ‘먼저 외를 따라 시작하라’라고 해석되는 거야?
아빠 > 거의 맞았다. 약간 말을 다듬으면 되겠어. ‘먼저(先, 먼저 선) 외(隈, 사람이름 외) 로부터(從, 따를 종) 시작하십시오(始, 처음 시).’ 한 가지 덧붙이면 ‘종(從)’은 ‘∼로부터’로 영어의 ‘from’과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해.
연빈 > 그래도 의미를 모르기는 마찬가지야.
아빠 > 당연하지. 『전국책(戰國策)』「연책(燕策)」에 나오는 다음의 고사를 알아야만 그 의미를 분명히 알 수 있는 말이니까.
때는 전국시대.
제(齊)나라에 많은 부분을 지배당하던 연(燕)나라는 야심찬 소왕(昭王) 때에 이르러 비로소 제와 한판 붙을 꿈을 갖게 된다.
그 관건이 인재발굴에 있음을 일찍부터 느낀 소왕은 재상 곽외(郭隈)에게 그 방법을 묻는데 곽외는 우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옛날 어느 왕이 천리마를 구하려 했으나 3년이 지나도록 얻지 못했습니다. 그때 허드렛일이나 하는 어떤 사람이 구해오겠다고 장담을 합니다. 물론 천금을 주며 구해오라고 했지요. 그런데 3개월이나 지난 후 그 사람은 5백금을 주고 샀다고 하면서 죽은 천리마의 뼈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당연히 왕은 노발대발했지요. 그러나 그 사람은 천연덕스레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천리마면 죽은 것이라도 5백금을 주고 사는데 살아있는 말이면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줄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할 겁니다. 잠시만 기다리시면 멀지 않아 원하는 천리마를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그 사람의 말처럼 1년도 채 안되어 천리마를 끌고 온 사람이 세 명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바로 이 고사성어 ‘선종외시’의 유래가 포함된 다음과 같은 말을 하게 된다.
“지금 왕께서 진정으로 인재를 구하고자 하신다면 우선 저에게 스승의 대접을 하십시오[先從隈始(선종외시 : 우선 隈(외), 즉 나로부터 시작하라)].
그러면 ‘외(隈)와 같이 별 볼일 없는 사람도 저렇게 대접을 잘 받는데 나는 당연히…’라고 하면서 천하의 현사들이 우리 연나라로 몰려올 것입니다.”
연빈 > 그 후에 어떻게 됐어?
아빠 > 소왕이 생각해 보니 그럴 듯하잖아. 그래서 외(隈)를 위해 황금대라는 궁전을 세우고 왕의 스승으로 대접했어. 그랬더니 아닌게 아니라 그 소문을 듣고 내노라하는 인물들이 몰려왔어.
예를 들면, 조나라 명장 악의(樂毅), 음양설의 시조인 대사상가 추연(鄒衍), 대정치가 극신(劇辛) 등등… 당연히 이 인물들의 도움으로 소왕은 얼마 후 제나라에 대한 왕년의 원한을 설욕하게 되지.
다음은 중요한 의미는 술이 아닌 다른 데 있는 ‘두주불사(斗酒不辭)’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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