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교근공[ 遠交近攻 ]
遠(멀 원) 交(사귈 교) 近(가까울 근) 攻(칠 공)
[먼 나라와 친하고 가까운 나라를 쳐서 점차로 영토를 넓힘]
연빈 > 이것도 쉽다. ‘멀리 있는 나라와는(遠, 멀 원) 사귀고(交, 사귈 교) 오히려 가까이 있는 나라를(近, 가까울 근) 공격한다(攻, 공격할 공)는 말’이잖아.
아빠 > 그래. 많이 들어본 말이지. 특히 역사에서 나라와 나라사이에 싸움을 할 경우 ‘원교근공책’이라는 말로 많이 들어봤을 거야.
연빈 > 아빠, 그런데 약간 의문이 들어. 가까운 곳과 잘 지내고 서로 합심해서 먼 곳을 공격하는 것이 보통일 텐데 왜 반대가 되는 거지?
아빠 > 당연히 그런 의문이 들겠구나. 물론 무조건 그렇게 하라는 이야기는 아냐.
『사기』「범수채택열전」이라는 곳에 나오는 다음 고사를 보면 알겠지만 범수(范遂)라는 사람이 진나라 소왕에게 권한 전술의 이름이 말하자면 그렇다는 이야기지. 주변 상황을 잘 살펴서 그 상황에 맞게 전술을 써야하는 것은 말할 필요 없이 당연한 일이고…
전국시대 진나라 소왕이 왕의 임시거처인 이궁(離宮)에서 유세가 범수를 만날 약속을 했다.
범수가 모르는 척 궁 안을 헤매고 있는데 때마침 왕이 당도하자 모시는 환관이 버럭 소리쳤다.
“왕이 납신다.”
그러나 범수는 시치미를 뚝 떼고 이렇게 말했다.
“진나라에 무슨 왕이 있단 말이냐? 태후와 양후(穰侯)뿐이지.”
태후와 양후의 권력이 보통이 아님을 빗대어 말한 것인데, 이 의미를 알아챈 소왕은 은밀한 곳으로 범수를 안내하고 좋은 가르침을 달라고 간청하지만, 무릎을 세 번이나 꿇는 상황이 반복되고야 겨우 범수가 입을 열었다.
“옛날에 강태공은 문왕에게 의견을 내자 문왕이 천하를 얻었으나, 왕자 비간은 은나라 주왕에게 의견을 냈으나 오히려 삶겨 죽임을 당했습니다.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한 사람은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다른 한 사람은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지금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바는 아주 중요한 내용입니다. 비간처럼 스스로 화를 자초할까 두려워 감히 입을 열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에 소왕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간청하자 비로소 범수가 입을 열게 되는데, 고사성어 ‘원교근공’은 바 로 범수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나오고 있다.
“한나라와 위나라를 넘어 제나라를 치려는 양후의 계책은 명백히 틀렸습니다. 제나라를 치려면 많은 군대를 보내야 하는데 그러면 본국인 진나라가 위험합니다.
왕께서는 지금 진나라의 군대는 적게 보내고 보충병력을 한나라와 위나라에서 충당하실 생각이신가 본데 제 생각으론 그 계획은 옳지 못합니다.
오히려 멀리 있는 제나라와 우호관계를 맺고 이웃 나라인 한, 위를 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그렇게 해야 약간의 땅을 얻어도 왕의 땅이 되지 반대의 경우로 하면 이익을 보는 쪽이 과연 어디겠습니까?
이런 좋은 계책을 버리고 멀리 있는 나라를 친다는 것은 역시 현명한 일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연빈 > 소왕은 범수의 말을 들었을까?
아빠 > 당연히 들었지. 그 말이 옳았으니까. 농담으로 말해볼까? 안 들었으면 고사성어로 지금까지 남아있었겠냐?
다음은 ‘교학상장(敎學相長)’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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