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급인[ 推己及人 ]
推(밀 추) 己(자기 기) 及(미칠 급) 人(사람 인)
[제 마음을 기준삼아 남의 마음을 추측한다는 의미]
연빈 > 자기를(己, 몸 기) 추측해서(推, 밀 추) 사람에게(人, 사람 인) 이르게 한다(及, 미칠 급). 이것도 간단하긴 한데 약간 이상하다.
아빠 > 무슨 말인지 알겠어. ‘人’은 한문에서 ‘남’의 의미로 많이 쓰인다는 사실만 알아도 훨씬 쉽게 말이 만들어질걸.
연빈 > 아, 알겠다. 자기 자신의 상황을 잘 살펴 남에게까지 이르게 한다. 한 마디로 하면 ‘내 입장대로만 보지 말고 남의 사정을 잘 살펴서 말하든지 행동하라’ 뭐 그런 말이겠네.
아빠 > 야, 대단하다. 바로 그래. 제나라 경공과 안자라는 재상 사이에 나눈 대화에서 이 고사성어에 해당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네가 말한 바로 그 의미야.
때는 춘추시대, 제(齊)나라에 사흘 동안을 쉬지 않고 큰 눈이 내렸다.
경공은 따뜻한 방안에서 여우 털로 만든 포근한 옷을 입고 그 설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내가 좋으면 그만 나 이외의 것에는 미처 신경이 가지 않는 법이라 경공의 생각은 한 쪽으로만 달리고 있었다.
눈이 계속 내리면 세상이 더욱 깨끗하고 아름다워질 거라고….
바로 그 때, 재상 안자(晏子)가 경공의 곁으로 다가와 무심코 밖의 설경으로 눈길을 돌렸다.
경공은 안자 역시 자기와 같이 설경의 흥취에 푹 빠져있을 거라 여기고 말을 건넸다.
“요번 날씨는 이상한데. 사흘이나 눈이 내려 온 사방이 눈에 덮였건만 도무지 춥지 않은걸.”
안자는 물끄러미 경공의 여우털옷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물었다.
“정말 춥지 않으신 지요?”
경공이 빙그레 웃을 뿐 말이 없자 안자는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
“옛날의 현명한 군주들은 자신이 배부르게 먹으면 혹 누군가 굶주리지 않을까 걱정하고, 자신이 따뜻한 옷을 입으면 누군가 얼어 죽지 않을까 걱정하고, 자신이 편안하면 누군가 괴로워하지 않을까 염려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군주께서는 아무렇지도 않으신가 봅니다.”
연빈 > 그래서 경공은 어찌했어?
아빠 > 당연히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 이 사실만 보더라도 아무 생각 없이 함부로 말을 하면 안 되겠어. 경공이야 당연히 나쁜 의도로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겠지.
그러나 무심코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목숨을 잃는 법이라는 말도 있듯이 남을 고려하지 않고 하는 말이나 행동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지.
이 고사성어는 바로 그런 경우를 조심하라는 경고를 우리에게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지. 정말로 가슴에 깊이 새겨야될 말인 것 같아.
다음은 ‘대공무사(大公無私)’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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