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령모개[ 朝令暮改 ]
朝(아침 조) 令(법 령) 暮(저녁 모) 改(고칠 개)
[일관성이 없이 갈팡질팡함을 비유]
연빈 > 아침에(朝, 아침 조) 명령했다가(令, 명령 령) 저녁에(暮, 해저물 모) 바꾸다(改, 바꿀 개). 알겠어. 수시로 이랬다저랬다 하는 경우를 말하겠네.
아빠 > 맞아. 약간 설명을 덧붙이자면 본래는 ‘일관성 없는 정책’을 빗대어 하는 말이었어. 그러나 지금은 보통 네가 말한 의미로도 널리 쓰이게 되었지.
연빈 > 일관성 없는 정책? 그럼 본래는 일반사람들의 경우에 보통 썼던 말이 아니라 나라의 일에 관계된 말이었어?
아빠 > 그럼. 예나 지금이나 세금 문제는 큰 골치였지. 정해놓은 시기에 정해진 액수의 세금이라면 누가 이의를 달겠어? 꼭 많이 거두려고 아무 때나 마구 세금을 징수하려고 했으니 문제였지. 이 고사성어도 그 세금 문제와 연관되어 있지.
전한(前漢) 때 어사대부, 요즘으로 치면 부총리를 지낸 조착(晁錯)이란 사람이 있었어.
조착은 경제 문제에 특히 밝았고 농민들의 곤궁한 삶에 대해 누구보다 애정이 많았지.
그 시대는 흉노족이 북방을 자주 침략하여 곡식을 약탈하곤 했으므로 변방의 곡식 부족이 심각한 문제였어.
그러므로 많은 관리들이 나름대로 해결책을 왕께 아뢰게 되었는데 조착 역시 「논귀속소(論貴粟疏 : 귀한 곡식을 논하는 상소)」라는 상소를 올리게 되지.
그 상소에서 조착은 먼저 백성들이 농사짓느라 너무 고생을 많이 한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다음과 같은 정책의 일관성 없음에서 비롯되는 백성들의 고달픔을 설명하는데, 바로 그 부분에서 이 고사성어가 나오고 있어.
“세금과 부역이 너무 무거운 것은 고사하고 홍수나 가뭄을 당하고 있는데도 느닷없이 세금징수나 부역동원을 당한다.
이런 시도 때도 없는 징수, 동원에 대하여 아침에 명령이 내려오고는 저녁에 또 다른 명령이 고쳐져 내려온다.
잡힐 전답이나마 있는 사람은 세금 때문에 반값에라도 팔아 넘긴다지만 그것도 없는 사람은 돈을 빌려야 되는데 원금과 같은 이자를 물게 된다.
이러니 논밭과 집을 팔고도 모자라 자식과 손자까지 팔아 빚을 갚는 사람이 생겨나지 않겠는가?”
연빈 > 참 옛날에는 세금이 무서웠나봐?
아빠 > 요새야 ‘조세법률주의’라는 원칙이 있어 세금을 법으로 정했지만 옛날에는 그런 것이 없었지. 아니 없었다기보다 힘 있는 사람에 의해 농락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보는 것이 좋겠지. 얼마나 심했으면 세금이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고사성어까지 생겼을까?
연빈 > 정말?
아빠 : 그럼. 우리나라도 조선시대 후기로 가면 세금거두는 것이 장난이 아냐. 죽은 사람한테도 세금을 거두고, 도망가면 이웃에게 거두고 등등 올림픽이라도 있으면 당연히 금메달 감이지. 자세한 것은 연빈이가 우리 역사를 배울 때 더 알아보도록 하고…
여하간 ‘조령모개’는 원래는 ‘나라의 정책이 일관성 없음을 비유’하는 데에 사용한 말이지만 지금은 그 의미는 물론 일반적으로 ‘이랬다저랬다 하는 경우’에도 두루두루 쓰이는 말이 되었지.
다음은 ‘추기급인(推己及人)’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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