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과부적[ 衆寡不敵 ]
衆(무리 중) 寡(적을 과) 不(아닐 불) 敵(대적할, 원수 적)
[적은 사람으로는 많은 사람을 이기지 못함]
연빈 > 아빠, 이 말도 많이 들어 본 거야. ‘적은 수로는 많은 수를 못 당한다’라는 말이잖아?
아빠 > 물론 의미는 그래. 그렇지만 좀 더 정확하게 말을 만들면 다음과 같지. ‘많은 수(衆, 무리 중)와 적은 수(寡, 적을 과)는 적이 될 수 없다, 즉 상대가 안 된다(敵, 상대 적, 원수 적).’
연빈 > 에이, 그게 그거잖아.
아빠 > 물론 그래. 하지만 네가 말한 것은 ‘과불적중(寡不敵衆)’이야. 표정을 보니 너무 시시콜콜 따진다고 불만인 모양이네. 하하, 그럼 이쯤에서 그 얘긴 그만 하기로 하고 『맹자』라는 책의「양혜왕(梁惠王)」편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유래를 보기로 하자.
군주라면 누구나 패자(覇者, 제후들의 우두머리)가 되고 싶을 거야. 시대가 난세라면 더더욱 그렇겠지. 자기의 나라가 크던 작던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양나라 혜왕도 그랬어. 해서 당시 현사(賢士, 어진 선비)로 칭송 받던 맹자에게 패자가 되는 방법을 물었는데 맹자의 대답은 어찌 보면 황당하기까지 했지. 이런 식이었어.
“토지를 개간하고 넓혀 진나라, 초나라에 조회를 받고, 군림천하(임금으로 온 세상을 다스림)하여 사방의 오랑캐들을 아우르려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이 말을 듣고 혜왕은 놀랐지.
“아니 그렇게 심한 일입니까?”
다음에 이어지는 맹자의 말은 더욱 황당했지.
“그건 아무 것도 아니지요.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은 설혹 물고기를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해는 없지만, 위와 같은 욕심을 추구한다면 전력으로 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재앙을 당할 것입니다.”
겉으로 표현은 못해도 속으로 아주 못마땅했던 혜왕은 불만스럽게 말하지.
“자세한 내용을 들고 싶습니다.”
다음은 그에 대한 대답인데 여기에서 ‘중과부적’이라는 고사가 나오게 돼.
맹자는 우선 초나라 사람이 이길 것이라는 대답이 나올 게 뻔한 ‘소국인 추(鄒)나라와 대국인 초나라가 싸우면 어느 쪽이 이길 것 같습니까?’라는 간단한 질문을 해.
그리고 나서 일사천리로 설명해 나가지.
“그렇다면 작은 것은 본래 큰 것을 대적할 수 없으며, 적은 것은 본래 많은 것을 대적할 수 없으며, 약한 것은 본래 강한 것을 대적할 수 없는 법입니다.
현재의 사정을 보자면 해내의 땅 중에서 사방이 천리가 되는 것은 아홉인데 제(齊)가 그 중 하나로 그것도 이것저것 다 합쳤을 때 얘깁니다.
겨우겨우 이루어진 1/9로 나머지 여덟을 어찌해 보려 하는 것이야말로 추나라가 초나라를 대적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역시 해결책은 제가 주장하는 왕도(王道, [임금은 인덕을 근본으로 천하를 다스려야 한다는
정치사상])의 길뿐이오니, 제발 근본으로 돌아가시기를 바라옵니다.”
연빈 > 맹자의 해결책이 진짜 해결책일지 어떨지는 몰라도 자기의 주장을 펴는 솜씨는 정말 멋진 것 같아.
아빠 > 그럼, 맹자는 일도양단이지. 상대방을 봐주고 어쩌고 하는 법이 없어. 논리, 논리 하면서 왜 맹자를 공부하지 않는 지 정말 모르겠단 말이야!
다음은 ‘용두사미(龍頭蛇尾)’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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