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효빈[ 東西効顰 ]
東(동녁 동) 西(서녘 서) 効(본받을 효) 顰(찡그릴 빈)
[함부로 남들을 흉내를 내는 것을 비유]
연빈 > 이 고사성어는 의미는 둘째고 글자가 어려운데?
아빠 > 우선 ‘効(효)’는 ‘效(효)’와 같은 글자로 ‘본받을 효, 줄 효’인데 이런 경우는 ‘흉내내다’라고 해석을 해도 괜찮은 글자야. 그리고 ‘顰(빈)’은 약간 어렵지만 ‘頻(자주 빈, 급박할 빈)’과 ‘卑(낮을 비, 천할 비)’ 두 글자로 나누어 생각하면 뜻을 추측할 수 있는 ‘顰(찡그릴 빈)’이고.
연빈 > 동과 서가 찡그리는 것을 본받다?
아빠 > ‘동서’가 없으면 말을 만들기가 쉽겠지? 그래서 사실 ‘효빈(効顰)’이라고 두 자만 쓰기고 하지. 하지만 역시 찡그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하는 ‘서시(西施)’라는 여자가 관계된 다음의 고사를 알아야 의미가 분명해지는 것은 같아.
춘추시대 말, 월(越)나라 왕 구천은 오(吳)나라 왕 부차를 방심하게 하기 위해 아름다운 여자 50명을 바치게 되는데 그 중에 가장 아름다웠다고 전해지는 여자가 바로 ‘서시(西施)’야.
이 서시는 본래 가슴앓이 병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로 인해 아픈 가슴을 손으로 누르며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이 특히 아름다웠다고 하지.
아마 요즘말로 보는 사람들을 뿅∼ 가게 했다는 거겠지.
이 서시를 유심히 살펴보는 여자가 있었어.
‘서시’라는 이름과 차별을 두고 이야기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여하간 그 여자의 이름은 ‘동시(東施)’였어.
이 동시는 추녀라고 온 동네에서 놀림을 받아왔던지라 미녀라고 추앙 받는 서시의 모습이 항상 궁금했겠지.
그런데 직접 보니 별 게 아니라서 그냥 눈살을 찡그리면 되는 거였어.
자신감을 갖게 된 동시, 만나는 사람마다 눈살을 찡그려대며 온 동네를 활보했다는 거지.
연빈 > 동시가 눈살을 찌푸리며 다닐 때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아빠 :> 그 끔찍한 모습에 대한 반응을 표현한 것이 재미있어. ‘진저리가 나서 부자 집에서는 문을 걸어 잠그고 밖으로 나오는 사람이 없었고, 가난한 집의 남자들은 이거 야단났다고 처자식을 이끌고 아예 동네 밖으로 도망쳐 버렸다.’고 한 것을 보면 동시의 모습이 실로 엄청났던 것 같아.
연빈 > 저런, 참 안됐네. 그럼 이 ‘동서효빈’이란 고사성어는 ‘될 수 없는 상황을 바보 같이 억지로 흉내 내려 애쓸 때 사용하는 말이 되겠네.
아빠 > 그렇다고 볼 수가 있겠지. 그러나 사실 이 이야기는 『장자(莊子)』라는 책의「천운(天運)」편에 나와 있어.
공자의 제자 안연(顔淵)과 사금(師金)이라는 도사가 대화를 나누는데 사금이 공자를 비판하면서 비유로 든 거야. 이런 난세에 인(仁)이나 예(禮) 따위로 부국강병을 이루려는 것은 마치 동시가 서시를 흉내내는 것처럼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는 거지.
그렇다면 이 이야기 속의 서시는 꼭 서시가 아니라도 상관없겠지. 그저 흔히 우리 주위의 잘생겼다고 칭찬을 듣는 어떤 여자라고 보아도 상관없겠지. 당연히 동시도 못생겼다고 괄시받는 어떤 여자 정도로 볼 수 있을 테고. 그럼 위에서 네가 말한 대로의 의미가 되는 거지.
다음은 ‘중과부적(衆寡不敵)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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