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형난제[ 難兄難弟 ]
難(어려울 난) 兄(맏 형) 難(어려울 난) 弟(아우 제)
[상대방 어느 쪽이 우위라고 판단할 수 없는 경우를 지칭]
연빈 > 이것도 많이 들어봤어. ‘형이라고 하기도 어렵고 아우라고 하기도 어렵다’로 해석되니까 ‘아주 어려운 경우, 또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못하는 경우, 우열을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거의 비슷한 경우’ 등의 의미가 있겠는데.
아빠 > 그래, 하지만 정확한 의미는 역시 『세설신어(世說新語)』「덕행(德行)」편에 나오는 다음의 고사를 살펴봐야 알 수 있어.
한참 어지럽던 후한(後漢) 말.
진식(陳寔)이라고 하는 사람이 살았는데 그에게는 기(紀)와 심(諶) 두 아들이 있었어.
또한 기에게는 군(群)이라는 아들이 있었고, 심에게는 충(忠)이라는 아들이 있었지.
어느 날 군과 충이 몹시 다투는 거야.
이유인즉 서로 자기의 아버지가 더 인품이 뛰어나고 학식도 풍부하다는 거였지.
한참 시간이 지나도 결론을 낼 수 없게 된 그들은 마침내 할아버지인 진식을 찾아가 결판을 내 달라고 하기로 했는데, 이렇게 되자 곤란하게 된 것은 진식이었지.
애비가 자식을 모를 리야 없었을 테지만 손자들을 생각하니 딱히 정확하게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단 말이야.
해서 한참을 고민한 끝에 다음과 같이 애매하게 얼버무리는데 바로 그 대답에서 이 고사성어 ‘난형난제’가 나오게 되었지.
“元方(원방 : 큰아들)은 형이 되기 어렵고(元方難兄 : 원방난형),
季方(계방 : 작은아들)은 아우가 되기 어렵다(季方難弟 : 계방난제).”
연빈 > 아빠, 이게 무슨 말이야? 자세히 보면 오히려 더 모르겠어.
아빠 > 그러니까 할아버지인 진식이 손자들의 기분을 살펴 애매하게 대답한 것이라니까.
연빈 > 그래도 모르겠는데?
아빠 > 모르긴 뭘 몰라? 보통 사람들은 형이 아우보다 일단 더 낫다고 생각하잖아. 그러니까 형을 형이라고 하면 형이 더 나은 것이 되잖아. 아우를 아우라고 하면 더 못한 것이 되고. 그래서 형을 형이라고 하지 않고 아우를 아우라 하지 않고 말을 애매하게 얼버무린 거야.
손자들을 배려한 할아버지의 사려가 깊은 사랑이 잘 나타나있다고 봐야지. 정확하게 말을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결과가 됐잖아? 의도적이었겠지만 여하간 그 말솜씨 또한 대단한 것은 물론이고.
연빈 > 아, 사람들의 보통 생각을 깜빡했네. 알겠어, 무슨 의미인지.
아빠 > 여하간 ‘난형난제’가 ‘서로 비슷하여 우열을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의미인 것은 분명해.
다음은 ‘동서효빈(東西効顰 )’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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