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일지십 [ 聞一知十 ]
聞(들을 문) 一(한 일) 知(알 지) 十(열 십)
[하나를 들으면 열을 미루어 안다는 뜻으로, 총명하고 영특하다는 의미]
연빈 > 하나를 들으면(聞, 들을 문) 열을 안다(知, 알 지). 간단하네.
아빠 > 맞아. 아주 간단하지. 글자 그대로 ‘아주 뛰어나다’ 또는 ‘부분을 통해 전체를 안다’라는 의미야. 공자의 『논어(論語)』에 그 근거가 나오지.
어느 날 공자가 제자인 자공(子貢)에게 물었다.
“너는 안회(顔回 ; 공자의 제자 중 한 사람)와 비교해 어떻다고 생각하느냐?”
자공이 대답했다.
“제가 어찌 안회를 따를 수 있겠습니까? 안회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지만(聞一知十), 저는 하나를 듣고 겨우 둘을 깨달을 정도입니다.”
그러자 공자가 말했다.
“따를 수 없지. 너뿐만 아니라 나도.”
연빈 > 아니 안회가 어떤 사람인데 공자도 못 미친다고 해?
아빠 > 안회 역시 공자의 제자였는데 일찍 죽었어. 공자가 안회를 얼마나 아꼈는지는 그가 죽었을 때 공자가 한 말로도 알 수 있지.
연빈 > 뭐라고 했는데?
아빠 > ‘천상여 천상여(天喪予 天喪予)’라고 했는데, 우리말로 하면 ‘하늘이 나를 버리는구나, 하늘이 나를 버리는구나’라는 의미야. 얼마나 슬프고 안타까웠으면 두 번이나 반복했겠어?
연빈 > 그렇게나 훌륭했나? 그럼 자공은 별거 아니었나?
아빠 > 그렇지 않아. 위의 대화에서 자공이 자기보다 안회를 높이 평가한 것은 일종의 겸손이라고 할 수도 있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진 채 상대방을 높이는 최고의 자긍심 말이야. 여기서야 안회가 중심이니 자공이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지만 사실 자공이란 인물은 거의 유일무이한 존재야.
연빈 > 그건 또 무슨 소리?
아빠 > 자공은 공자를 중심으로 한 무리, 즉 공자학파의 전체 살림을 책임지고 있던 인물이야. 행정이나 계획 등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는데, 특히 공자가 죽었을 때 묘를 6년이나 지킨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일로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일이지.
공자는 그런 사실들을 어쩌면 미리 알고 있었던 것 같아. 살아있을 때 자공을 종묘의 제물을 담는 귀한 그릇인 ‘호련(瑚璉)’에 비유하여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을 보면.
공문십철(孔門十哲 ; 공자 문하의 뛰어난 제자 열 명) 모두가 독특한 장점을 각각 가지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자공이 없었다면 공동체적 성격이 유지되기 어려웠다고 말할 수도 있을 정도야. 여하간 대단한 인물이야. 다음은 ‘이도살삼사(二桃殺 三士)’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즐겨찾기추가
경제
프린트
스크랩
메일전송
댓글달기
목록
이전
맨위로
메일보내기
더보기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