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천금 [ 一刻千金 ]
一(한 일) 刻(시각 각) 千(일천 천) 金(쇠 금)
[매우 짧은 시간도 천금처럼 아깝고 귀중하다는 의미]
아빠 > 연빈아, 혹시 ‘Time is money’가 무슨 말인지 알아?
연빈 > 아빠, 요즘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배워. 이래봬도 그 정도는 알아. ‘시간은 돈이다’라는 말이잖아?
아빠 > 하∼하 미안, 내가 너무 무시했나 보구나. 바로 그 ‘시간은 돈이다’라는 말에 해당되는 고사성어가 여기서 말하려는 ‘일각천금’이야. 잘 알다시피 일각, 즉 한 시간이나 두 시간의 시간이란 천금에 해당하니까 ‘시간은 돈처럼 귀한 것이니까 서둘러라, 아껴라’ 뭐 그런 의미로 흔히 쓰이지.
연빈 > 뭐야 ‘흔히’라니? 아빠가 말씀하시는 방식으로 보아 뭔가 다른 의미도 있는 것 같은데?
아빠 > 글쎄, 하여간 ‘일장춘몽’이라는 고사성어의 주인공인 소동파의 「춘야(春夜)」라는 시를 먼저 살펴보고 이야기를 계속하기로 하자.
春宵一刻置千金(춘소일각치천금)
花有淸香月有陰(화유청향월유음)
歌管樓臺聲寂寂(가관루대성적적)
韆院落夜沈沈(추천원락야침침)
우리말로 변역해 보면
일각이 천금 같이 한가로운 봄 밤 (봄날의 밤은 일각이 천금에 해당되는데)
꽃은 맑은 향기를 내고 달은 으스름한데 (맑은 향기의 꽃 으스름 달빛으로 인해)
가관루대에 소리 끊기고 (노래와 악기 울리던 누대에 소리가 그치니)
추천원도 잠들고 밤은 깊어만 간다 (그네 뛰던 인적도 없고 밤은 깊어간다)
아빠 > 이 시의 첫째 구절 ‘춘소일각치천금’에서 ‘일각천금’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온 거야.
연빈 > 아빠, 그런데 우리가 아는 의미와 조금 다른 것 같아. 봄날 밤에 뭐 서둘 것이 있어? 좀 이상한데.
아빠 > 바로 그거야. 본래의 의미는 일로 인해 바쁜 것, 즉 서두는 것이나 바쁜 것이 아냐. 오히려 천금에 해당할 만큼(값어치를 따질 수 없을 만큼) 여유롭고 흐뭇한 시간이라는 의미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의미는 잘 모르고 있을 거야. 물론 유래는 그래도 지금은 흔히 ‘시간은 귀중한 것이니 늦기 전에 서두르다, 바쁘다’ 등으로 쓰이니까 그 의미 또한 무시되어서는 안 되지. 하지만 본래의 의미인 ‘여유로움’ 또한 함께 음미해 보아야 할 거야.
다음은 하나를 듣고 열을 안다는 ‘문일지십(聞一知十)’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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