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부지몽[ 役夫之夢 ]
役(부릴 역) 夫(사내 부) 之(갈이지) 夢(꿈 몽)
[부귀와 영화도 꿈처럼 덧없음]
연빈 > 아빠. 역부(役夫)라면 일꾼 아냐? 잡역부라는 말을 들어본 것 같아.
아빠 > 맞아.
연빈 > 그렇다면 ‘일꾼의 꿈’이네. 어떤 일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빠 > 『열자(列子)』(노자, 장자와 함께 도가의 삼서)에 나오는 고사를 보면 알 수 있는데, 한 늙은 일꾼이 낮에는 힘든 일에 시달리나 밤에는 꿈속에서나마 임금이 된다는 일꾼의 꿈으로 고단한 삶 가운데서도 뭔가 위안을 삼으며 사는 뭐∼ 그런 이야기야.
주(周)나라에 아주 부자인 윤씨(尹氏)가 살았어.
그 윤씨에게는 늙은 역부(일꾼)가 있었는데 인정사정 보지 않고 혹사를 당하는 바람에 고생이 말이 아니었지. 하루하루가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어.
그런데 그 늙은 역부에게는 하나의 위안거리가 있었는데 그것은 그가 밤중에 자면서 꾸는 꿈이었는데, 꿈속에서는 왕이 되어 그야말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는 거지.
어느 날, 유별나게 혹사당하는 것을 본 동료 역부가 안타까운 듯 위로의 말을 하자 그 역부는 태연스럽게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어.
“사람의 일생중 반은 낮이고 반은 밤이네. 나는 낮에는 고달프지만 밤에는 꿈속에서 임금이 되니 그 즐거움은 다른 무엇에 비길 수가 없다네. 그러니 무엇을 원망한단 말인가?”
한편 부자인 윤씨는 그 역부와는 반대여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친구에게 하소연을 하게 되었는데 그 친구는 다음과 같이 말하더라나.
“꿈속에서 남의 일꾼이 되어 받은 고통은 낮에 자네가 누린 즐거움의 대가가 아니겠는가? 깨어있을 때와 꿈꿀 때가 같지 않은 것이 운명의 이치라네.”
연빈 > 그 일꾼 아저씨 멋있는데.
아빠 > 멋있다기보다는 일종의 체념, 아니 세상일에 달관한 것 같구나.
연빈 > 어쨌거나 아주 괜찮은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나도 수학을 잘 못하고 영어는 꽤 하니까 그 일꾼 아저씨처럼 영어로 위안을 삼고 너무 걱정하지 말아야겠다.
아빠 : 그렇다고 수학을 아주 포기하지는 마라. 너처럼 단순히 과목의 우열을 가지고 이 고사성어 역부지몽에 갖다 붙이는 것은 좀 뭐하지만 여하간 이 역부지몽의 의미가 ‘부귀영화라는 것도 한낱 꿈처럼 덧없음을 비유’한 것만은 분명하지.
이제까지 꿈에 관계된 고사성어로 호접지몽, 한단지몽을 보았고 앞으로 남가일몽, 일장춘몽을 볼텐데 그것들과 이 역부지몽은 약간 성격이 다른 것 같이 보이기도 해.
그러나 ‘삶의 덧없음’이라는 큰 의미를 나타내는 점에 있어서는 역시 마찬가지니까 의미도 의미지만 각 고사성어들의 표현수법, 특히 강조하는 부분들을 염두에 두면서 그 독특한 마쇼과 차이를 느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야. 다음은 ‘남가일몽(南柯一夢)’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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