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단지몽 [ 邯鄲之夢 ]
邯(땅 이름 한) 鄲(땅 이름 단) 之(갈 지) 夢(꿈 몽)
[인생의 덧없음과 부귀영화의 헛됨]
연빈 > 한단(邯鄲)이란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아빠 > 그렇지? 지명이라서 그래. 본래 ‘한단’은 조나라 수도지만 여기서는 별 의미가 없는 그저 하나의 지명에 불과해.
연빈 > 그런데 그 곳이 왜 그렇게 유명해졌지?
아빠 > 그것이 바로 고사성어의 위력이지. 다음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거야.
당나라 현종 때, 여옹(呂翁)이라는 도사가 한단의 한 여관에서 초라한 옷차림의 한 젊은이를 만났는데 굉장한 신세한탄을 하더라는 거야.
내용인즉 죽자 사자 힘을 다해 일을 하는데도 칠칠히 고생을 한다는 것이었어.
그 젊은이의 이름은 노생(盧生)이었지.
그러다 이 노생은 여옹에게 베개를 빌려 잠이 들었어.
그 베개는 양끝에 구멍이 뚫린 도자기로 만든 것이었는데 잠자는 동안 그 구멍이 점점 커지는 것이었어.
노생은 그 구멍으로 들어갔지.
그 곳에는 대궐 같은 집이 있었는데 당대의 명문가인 청하 최씨의 집이었어.
노생은 그 집 딸과 결혼을 하게 되었고 과거에 합격하여 벼슬이 지금의 서울시장 격인 경조윤이 되고 대외적으로도 공을 세워 어사대부 겸 이부시랑이 되었지.
바로 그때 모함을 받게 되고 지방으로 좌천되어 3년을 보내다가 다시 호부상서에 임명되었다가 또 다시 재상으로 승진 10년을 천자(임금)의 최고 측근으로 보내게 되었어.
그런데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일에는 안 좋은 일도 끼여들기 쉬움)랄까 극도의 영화를 누리던 그때 역적의 누명을 쓰고 체포되게 되지.
다음은 그 순간 그가 처자에게 하는 말이야.
“내 고향 산동에 논이 약간 있었지. 농사만 짓고 있었더라면 그럭저럭 살았을 텐데 무슨 영화를 보자고 벼슬살이를 했단 말인가? 그것 때문에 지금 이 꼴이 되어 버렸구나. 그 옛날 누더기를 걸치고 한단의 길을 걷던 일이 생각나는구나. 그 때가 그립지만 이제 어쩔 수 없는 신세로구나…”
노생은 칼로 자살하려 했으나 아내가 말리는 바람에 그 짓도 할 수 없었지.
그런데 역모에 관계된 모든 사람은 모두 사형을 당했으나 노생 만은 간신히 목숨을 건져 기주로 귀향을 가게 되었어.
몇 년 후 무고함이 밝혀지게 되고 고위직인 중서령에 임명되고 연국공에 봉해져 천자의 총애를 받게 되지.
다섯 아들은 모두 고관이 되어 명문가의 딸들과 결혼하게 되고, 10여 명의 손자들의 재롱을 보면서 병들면 천자의 주치의가 달려오는 극진한 대접 속에 만년을 영화롭게 살다가 천수를 다하게 되지.
연빈 > 와 멋있고 폼 나는 일생이네.
아빠 > 여기까지라면 그렇지. 그런데 바로 크게 하품이 나며 잠에서 깨게 되었는데, 노생은 한단의 바로 그 여관에서 자고 있더라는 거지. 곁에는 여전히 여옹이 앉아 있고, 여관 주인은 그가 잠들기 전에 조를 찌고 있었는데 그 조가 아직 다 익지도 않았더라는 거야.
연빈 > 저런, 저런 좋다 말았잖아.
아빠 > 그렇게 노생이 아쉬워하자 여옹은 ‘인생이란 다 그런 거라네’라고 했는데, 노생도 괜찮은 녀석인지라 ‘영욕도 빈부도 생사도 다 경험했습니다. 이것은 선생께서 제 욕심을 막아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라면서 공손히 절을 하고 한단의 길을 휘적휘적 걸어가더라는 거지.
이 내용을 보면 한단지몽이 무슨 의미인지 알겠지? 다음은 ‘역부지몽(役夫之夢)’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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