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탄 [ 風樹之嘆 ]
風(바람 풍) 樹(나무 수) 之(갈 지) 嘆(탄식할 탄)
[효도하고자 하나 이미 부모가 돌아가시어 효도할 수 없는 슬픔]
연빈 > 바람(風 바람 풍)과 나무(樹 나무 수), 그리고 한탄함(嘆 탄식할 탄). 아무래도 효도하고는 관계가 없는 것 같아, 아빠.
아빠 > 그렇지? 글자의 뜻만으로는 그 의미를 알 수 없기 때문이야. 다른 그 어떤 설명으로도 의미를 파악할 수가 없어. 오직 옛날 이야기, 즉 고사가 있어야만 의미를 알 수가 있어.
아빠 > 그럼 빨리 옛날 이야기를 해 줘, 아빠.
공자가 자신의 뜻을 펴려고 이 나라 저 나라를 마치 초상난 집의 개처럼 돌아다니던 어느 날, 일행은 뜻하지 않게 곡성(곡하는 소리)을 듣게 된다.
그 곡성의 주인공은 ‘고어’라는 사람이었는데, 까닭을 물으니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저에게는 세 가지 한이 있습니다. 첫째는 공부를 한답시고 타향을 떠돌다 돌아와 보니 이미 부모님이 돌아가신 일이요, 둘째는 내가 배우고 닦은 경륜을 받아들여 써줄 군주를 만나지 못한 일이요, 셋째는 마음을 터놓고 사이좋게 지내던 친구와 사이가 멀어진 것이지요.”
이렇게 말하고는 첫째의 한이 가장 심했던지 다음과 같이 덧붙이는데, 이 구절에 서 ‘풍수지탄’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오고 있다.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하는 것처럼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하는군요. 해서 저는 이대로 서서 말라죽으려 합니다.”
이 원문을 해석하면 ‘나무는 가만히 있고 싶어 하지만 바람이 가만히 두지 않는 것처럼, 자식이 봉양하고 싶어 하지만 부모님이 기다려주지 않는다.’가 되는데, 공자가 감탄해서 제자들에게 “명심들 하라. 두고두고 훈계로 삼을 말이로다.”라고 했다.
연빈 > 헤, 이 말을 듣고 가슴이 뜨끔할 사람 많겠다.
아빠 > 물론이지. 아빠도 역시 가슴이 뜨끔한 걸. 그래서 그런지 그 당시 이 말을 들은 공자의 제자 중에서 열 세 사람이 부모를 모시러 고향으로 돌아갔단다.
연빈 > 아빠, 우리나라에도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있다고 하던데?
아빠 > 그래. 조선시대 문인이자 정치가인 정철이 읊은 시조에 비슷한 내용이 나오지. 다음은 나라가 없어진 것을 한탄하는 ‘맥수지탄(麥秀之嘆)’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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