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국지음 [ 亡國之音 ]
亡(망할 망) 國(나라 국) 之(갈 지) 音(소리 음)
[나라를 망치는 음악으로, 음란하고 사치스러운 음악을 비유]
연빈 >'망한 나라의 음악'. 어 간단한데.
아빠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나라를 망하게 하는 음악'이라고도 되겠지. 해석만으로도 의미 파악은 쉽게 되지만 역시 옛날 이야기를 더불어 알아두는 것이 좋아.
주나라가 힘을 잃어 제후들 간의 분쟁이 끊임없던 춘추시대.
위(衛)나라 영공(靈公)이 진(晋)나라로 가는 도중 복수() 근처에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절묘한 음악을 듣게 되었다.
걷잡을 수 없이 그 음악에 반해버린 영공은 동행한 음악담당 보좌관에게 그 악보를 복사케 했다.
이윽고 진나라에 도착한 영공은 새로 배운 노래라고 자랑하면서 연주자에게 연주시켜 진나라 평공(平公)에게 들려주었다.
음악을 듣게 된 평공은 곧 사광(師曠)을 불러오게 했다.
사광은 당시 진나라의 유명한 음악인으로 그가 악기를 연주하면 학이 춤추고 구름도 몰려올 정도라는 평을 듣는 명인이었다.
갑작스런 부름을 받고 사광이 허겁지겁 궁중으로 달려왔을 때 마침 음악 연주가 절정으로 치달아 위나라 영공이 한창 의기양양해 하고 있었다.
그 곳에 몰려있는 사람들과는 달리 그 새로운 음악이라는 것을 듣게 된 사광은 사색이 되어 이 고사성어 '망국지음'이 나오는 다음의 말을 하게 된다.
"잠시 기다리시오. 그것이 새로운 음악이라니 말도 안 됩니다. 그것이야말로 '망국지음'입니다."
연빈 >무작정 그렇게 얘기하니 사람들이 놀랐겠네.
아빠 >당연하지. 그래서 그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설명하지.
“은나라 주왕의 음악사로 사연(師涓)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주왕은 하나라 걸왕과 함께 폭군의 대명사인데 그 주왕을 위해 '신성백리', '미미지악'과 같은 음란한 음악을 지어 바쳐 정사는 돌보지 않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 음악에만 묻혀 살게 한 장본인이지요.
복수는 폭군 주왕을 잃은 그 음악사 사연이 투신자살한 곳입니다.
지금 여러분께서 듣고 계신 그 곡은 바로 그 사연의 혼이 허공을 떠돌며 연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복수를 지나는 사람들은 망국의 음악이라고 귀를 막고 듣지 않는 지경인데 새로운 음악이라니 천만의 말씀입니다. 중지하십시오."
연빈 >와우! 끔찍했겠다.
아빠 >그래. 소름이 끼치고 흥이 깨진 두 임금은 두번 다시 그 음악을 들을 생각을 하지 않았대.
이 이야기는 『한비자(韓非子)』라는 책의 「십과(十過)」편에 나오는데, 『예기(禮記)』라는 책에도 '상간복상지음망국지음(桑間上之音亡國之音 : 상간의 복수에서 울리는 음악은 나라를 망치는 음악)'이라는 구절이 나오지.
여하간 망국지음이 나라를 망치게 하는 음악 또는 망한 나라의 음악이라는 의미인 것만은 분명해.
현재 우리가 듣고 있는 음악 중에도 이와 비슷한 음악이 있지 않을까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겠지.
분위기를 확 바꿔보기로 하자. 다음은 효도에 관한 '망운지정(望雲之情).'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픙,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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