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 破竹之勢 ]
破(깨뜨릴 파) 竹(대 죽) 之(갈 지) 勢(기세 세)
[세력이 강해 감히 대적할 상대가 없음을 비유하는 말]
아빠 > 한문에 보면 대나무에 관계되는 말이 의외로 많아. 중국에 대나무가 많아서 그런가봐.
연빈 > 맞아. 우리가 공부한 것 중에도 '죽마고우(竹馬故友 : 대나무로 만든 말을 타고 놀던 어릴 적부터의 친구, 소꿉친구)'라는 것이 있었어. 그럼 이 파죽지세도 대나무와 관계가 있겠네.
아빠 > 맞아. 하지만 여기서는 단순히 대나무라기보다는 대나무의 성질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
연빈 > 대나무의 성질이 어떤데?
아빠 > 대나무는 마디만 한두 개 잘라내면 칼을 대기만 해도 전체가 쭉 갈라지는 성질이 있지.
연빈 > 아, 그럼 갈라질 때는 거침이 없겠네.
아빠 > 맞아. 바로 그 모양,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한꺼번에 돌진하거나 어떤 일을 해 버리는 것을 가리켜 '파죽지세'라고 하게 된 거야. 물론 그 말을 제일 먼저 쓴 사람이 있지. 아주 오래 전의 사람이지만.
촉(蜀)은 이미 망하고 위(魏)를 이은 진(晉)이 오(吳)와 삼국통일을 위한 마지막 혈전을 준비하던 시기.
진의 진남대장군(鎭南大將軍) 두예(杜豫)는 양자강을 따라 공격해온 수군도독(水軍都督) 왕준(王濬)과 합류하여 양자강 유역에 위치한 무창(武昌)을 점령한 후 마지막 작전회의를 하게 된다.
회의석상에서 최후의 공격에 대한 의견제시를 요구받은 장수들 중 하나가 다음과 같은 어쩌면 당연한 의견을 피력한다.
"지금은 완연한 봄입니다. 강물도 머지않아 범람할 것이므로 이곳 무창에 더 머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일단 군대를 후퇴시켰다가 돌아오는 겨울, 얼음이 얼 때에 다시 일제히 진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을 듣던 두예는 한 마디로 그 말을 딱 자르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는데, '파죽지세'란 말은 이 두예의 말에서 나오고 있다.
"아니, 그렇지 않다. 지금 우리 군사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비유하자면 마치 대나무를 쪼개는 때(破竹之勢)와 같다. 우선 마디마디를 쪼개 놓게 되면 다음에는 칼날을 대기만 해도 저절로 쪼개진다. 힘을 들일 필요도 없는 것처럼 왕성한 기세를 타고 있다는 말이다.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이렇게 말한 두예는 곧이어 공격명령을 내리고 마침내 오의 수도 건업(지금의 남경)을 함락하여 명실상부한 삼국통일의 공을 이루게 된다.
연빈 > 와! 파죽지세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두예라는 사람의 과감한 결단력에 관한 이야기 같아.
아빠 > 그렇지. 이 두예는 지혜롭고 대단히 재주가 많았다고 하는데, 특히 독서를 좋아해서 전쟁터에서도 늘 책을 읽었다고 해.
연빈 > 나폴레옹도 그렇다고 하던데.
아빠 > 나도 그렇게 들은 것 같아. 대단한 사람들은 대부분 독서를 좋아했나 봐. 여하간 그건 그렇고 이번에는 분위기를 약간 바꿔서 '오합지졸(烏合之卒)'을 보기로 하자.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즐겨찾기추가
경제
프린트
스크랩
메일전송
댓글달기
목록
이전
맨위로
메일보내기
더보기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