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설지공 [ 螢雪之功 ]
螢(개똥벌레 형) 雪(눈 설) 之(갈 지) 功(공 공)
[아주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하며 공부함]
아빠 > 역시 많이 들어본 고사성어지. 어떻게 말을 만들면 될까?
연빈 > ‘반딧불과 눈의 성공’, ‘반딧불과 눈으로 이룬 성공’. 아빠, 이 정도면 될까?
아빠 > 아주 잘했어. 잘 알다시피 옛날 등잔 기름을 살 수 없을 정도로 가난했던 어떤 사람들(동진시대의 차윤과 손강)이 반딧불과 눈을 등불 삼아 공부했는데, 후일 각각 어사대부, 이부상서로 성공했다는 『손씨세록(孫氏世錄)』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지.
연빈 > 이 고사성어는 어릴 때부터 너무 많이 들어서 잘 알고 있어.
아빠 > 그래. 너무 유명한 내용이지. 그래서 이번에는 중국 명나라 때의 책인데 요즘말로 개그책이랄 수 있는 『소부(笑府)』에 나오는 내용을 문제 형식으로 소개할게. 물론 차윤과 손강 그 두 사람의 이야기지.
문제 1)
차윤은 반딧불을 주머니에 넣어 그 빛으로 책을 읽었고, 손강은 눈을 쌓아 그 빛으로 책을 읽었다. 어느 날 손강이 차윤의 집을 방문했는데 차윤이 집에 없었다. 손강이 “어디 가셨느냐?”고 문지기에게 물었다. 과연 그 문지기는 무어라고 대답했을까?
문제2)
지난 겨울에 방문해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차윤이 손강의 집을 방문했다. 손강은 그때 멍청히 마당 가운데에 서 있었다. “왜 글을 읽지 않고 있느냐?”고 차윤이 물었다. 과연 손강은 무어라고 대답했을까?
연빈 > 그냥 대답을 말하지 왜 뜸을 들여?
아빠 > 일부러 어렵게 하거나 쓸데없는 짓을 하는 것이 아냐. 시간을 끄는 거지.
연빈 > 무슨 시간?
아빠 >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게 만드는 시간.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한문 고사성어는 그 안에 포함된 옛날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했잖아. 그래서 이런저런 방법으로 그 이야기에 관계된 내용을 갖고 시간을 끌어주면 아무래도 그 말을 더 분명히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는 것이 아빠의 생각이야. 그래서 이렇게 좀 엉뚱하지만 문제 형식으로 만들어 본 거야. 어려운 문제가 되어서 그런 게 아니고.
연빈 > 알겠다. 그런 숭고한 뜻이….
아빠 > 이런 녀석 까불긴. 하여간 대답은
1) “반딧불을 잡으러 가셨습니다.”
2) “하늘 모양을 보니 어차피 오늘은 눈이 내릴 것 같지 않습니다.”
두 사람들의 결과가 해피엔딩(Happy ending)이라 다행이지만 무지 고생한 것은 분명할 테니까. 다음의 고사성어는 ‘도탄지고(塗炭之苦)’로 하자.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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