匹夫之勇 [ 필부지용 ]
匹(짝 필) 夫(지아비 부) 之(갈이지) 勇(날랠 용)
[좁은 소견을 갖고 함부로 날뛰는 행동을 한다는 말]
연빈 > 오랜만에 쉬운 글자들이 나왔네. ‘보통 남자(보통 사람)의 용기.’
아빠 > 그 내용이 어떠하든 용기라는 것은 대단한 거지. 그러나 옛사람들은 분명한 주관과 철학을 근거로 제대로 된 용기를 정하고 다른 것은 필부의 용기에 불과하다고 판단했지.
연빈 > 그 사람들이 누구야?
아빠 > 맹자(孟子)와 한신(韓信). 바로 그 사람들이 누구의 어떤 부분을 필부의 용기, 즉 하찮은 용기라고 했는지를 알면 ‘필부지용’이 무슨 의미인지를 분명히 알 수 있을 거야.
<1> 맹자
중국 양나라 혜왕이 ‘외교’에 대해 묻자 『맹자(孟子)』라는 책에서 맹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어진 사람이라야 비로소 가능한 일이지만 큰 나라는 섬긴다는 겸허한 태도로 작은 나라와 사귀어야 합니다.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섬기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이것도 지혜롭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훗날 큰 나라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소(小)가 대(大)를 섬김은 하늘의 도리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사실을 알면서도 섬긴다는 자세로 소국을 대하는 대국은 ‘하늘(의 도리)을 즐기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이 도리에 거슬리지 않도록 대국을 섬기는 소국은 ‘하늘을 두려워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늘을 즐기는 자는 천하를 보전할 수가 있고, 하늘을 두려워하는 자는 나라를 보호, 지탱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혜왕, 명언이라는 감탄이 절로 흘렀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니 맹자의 말을 따르면 자존심이 무지하게 상하는 상황이 될 같아 애매한 핑계를 대게 된다.
“좋지 않은지는 모르지만 저는 ‘勇(용기 용)’을 좋아해서…”
하지만 맹자가 누군가? 혜왕의 얄팍한 수를 간파하고는 직격탄을 날리게 된다.
“왕이여, 소용(小勇)을 좋아해선 안 됩니다.
검을 어루만지며 눈을 부릅뜨고 너 정도는 내 상대가 될 수 없다 하는 것 등은 ‘필부지용’으로 기껏 한 인간을 상대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왕이여! 부디 커다란 용기를 가지도록 하십시오.”
<2>한신
유방을 도와 한나라 건국의 일등공신이 된 대장군 한신(韓信). 그 한신이 유방에게 항우를 평가하는 다음과 같은 말에 이 ‘필부지용’이 나오고 있다.
“항왕이 대성질타(大聲叱咤 : 큰 소리로 꾸짖다)하면 천인(세상 많은 사람들)이 다 겁을 먹고 주저앉아 버립니다. 대단하지요.
그러나 그는 현명한 참모나 장군들에게 완전히 일을 맡기지를 못합니다. 이것은 ‘필부지용’으로 하찮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연빈 > 분명히 알겠어.
아빠 >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겠지. 그럼 넘어간다. ‘형설지공(螢雪之功)’으로.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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