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마지우 [ 竹馬之友 ]
竹(대 죽) 馬(말 마) 之(갈 지) 友(벗 우)
[어릴 때부터 함께 놀며 자란 오래된 친구]
연빈 > 죽마지우가 뭐야? ‘죽마고우(竹馬故友)' 아냐?
아빠 > 죽마지우나 죽마고우나 그게 그거지 뭐. 여하간 ‘대나무 말과 관계된 친구 사이’라는 것만은 분명하잖아.
연빈 > 하긴, 그런데 지금은 ‘어릴 적부터 아주 친한 사이’라는 의미인 이 죽마지우에 무슨 다른 의미가 있어?
아빠 > 다른 의미는 아냐. 여하간 우선 그 유래를 보자.
“관리란 원래 썩어서 구린내가 나는 법이지. 돈은 쓰레기구.”
이렇게 말하면서 십년 동안 시묘(侍墓, 조상의 묘를 돌봄)를 하면서 벼슬길에 나서지 않던 진나라 은호(殷浩).
왕의 간절한 부탁을 거절치 못해 마침내 건무장군 양주자사가 되어 벼슬길에 나서게 된다.
이것은 당시 촉 지방을 평정하고 돌아와 그 기세가 드높았던 환온(桓溫)의 위세를 은근히 두려워한 왕이 환온에 버금가는 명망가인 은호를 환온에 대한 견제세력으로 삼으려했던 계책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은 서로 반목하게 되는데, 이는 왕희지의 화해노력으로도 어쩔 수 없는 정도였다.
그 무렵 정세가 중원 회복이 염원인 진나라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그래서 은호를 중원장군 겸 양, 예, 서, 연, 청 등 다섯 개 주(州)의 총대장에 임명하여 출발시켰으나 불행하게도 은호는 무참히 패배하게 된다.
이를 놓칠세라 환온은 은호의 죄를 왕께 청하고, 서인으로 강등된 은호는 신안현으로 유배된다.
은호가 귀양간 후 환온이 주위 사람에게 했다는 『진서(晋書)』 「은호전」에 나오는 다음의 말이 바로 ‘죽마고우=죽마지우(어릴 때 대나무로 만든 말을 타고 놀던 친한 친구 사이)’의 출처이다.
“나는 어릴 때 은호와 함께 죽마를 타고 놀았는데, 내가 죽마를 버리면 은호는 언제나 그 죽마를 갖곤 했다. 그러니 그가 내 밑으로 도는 것, 즉 나를 이길 수 없는 것이야 당연하겠지.”
연빈 > 어유, 어유. 뭐 좀 이상하네. 친구는 친군데 신경질이 막 나네.
아빠 > 뭐 그럴 것 없어. 친구 사이라 해도 여러 가지 차이가 있는 법이니까!
연빈 >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는 거야. 뒤에 무슨 이야기 없어?
아빠 > 왜 없겠냐? 유배지에서 지내는 은호는 아무런 원망도 없이 그저 시나 읊으면서 돌돌괴사(아! 괴상한 일이로구나)라는 글자만 손가락으로 쓰고 지냈대. 후에 마음이 약간 누그러진 환온이 은호를 상서령으로 삼으려 편지를 보내게 되었어. 그런데 편지를 받아 본 은호는 기꺼이 승낙한다는 내용을 써 봉투에 넣기는 했는데, 혹 잘못되지 않았나 꺼내 살피기를 반복하다 결국은 빈 봉투를 보내게 되었다는 거야. 화가 치민 환온은 은호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었고 은호는 유배지에서 죽었대.
연빈 > 어머나, 저런… 저런….
아빠 > 너무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어. 원래 어릴 때부터의 친구는 그럴 수도 있는 거야. 너도 크면 알아! 여하간 여기까지 ‘친구 또는 사귐’에 관한 고사성어는 끝내기로 하자. 그리고 계속 ‘之’가 들어가는 고사성어를 보자. ‘새옹지마(塞翁之馬)부터 다시 시작!
[제공 : 고사성어의 재발견, 박순흥, (주)미래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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