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빈 방문 사흘째인 27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은  작센주(州)의 주도(州都)이고 옛 동독지역의 대표적 경제중심도시인 드레스덴에서 성모교회(Frauenkirche)을 첫 일정으로 방문했다.

성모교회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드레스덴 공습으로 완전히 폐허가 되었다가 독일 통일 후 2005년에 복원된 유적이다.

당시 건축물 잔해를 최대한 사용하고 철저한 문서고증과 3D 등 현대기술을 활용한 개선작업을 통해 복원되었다.

이는 18세기 원래 건축물의 맹목적인 재현이 아니라 과거의 전통과 현대의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복원과정을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어울리는 건축물로 재창조된 사례로서 문화재 복원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또한 복원과정에서 미국, 영국 등 20여 개국에서 복원기금을 마련하였으며, 연합군 폭격기 조종사의 아들인 영국인 앨런 스미스가 제작한 십자가를 돔 꼭대기에 설치하고, 소년시절 드레스덴 폭격을 목격한 미국인 그룬터 블로벨이 1999년 노벨의학상 수상 상금을 이 교회 복원을 위해 기부하는 등 평화와 화해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도 알려져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성공적인 복원과정을 통해 우리 문화재 복원에 대해서도 귀감이 되는 사례를 찾음과 아울러, 독일 통일 후 구 동독 지역의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관리의 대표적인 사례를 통해 한반도 통일 후 우리의 문화유산 정책방향과 관련한 시사점을 찾는데 그 의미가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드레스덴 주정부에서 주최한 만찬 참석에 앞서 드레스덴 왕궁의 왕실보물관(Green Vault)도 관람했다.

왕실보물관은 1723년에 개관한 유럽 내 최대의 보물 전시관으로서, 작센 영주 가문이 수집한 15~18세기 보물 등 문화재 4천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곳도 2차 세계대전 당시 파괴되었던 것을 2002년부터 복원하여 2006년에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됐다.

메르켈 총리는 왕실보물관에 대해 “독일의 문화전통을 자각하게 하는 독일의 명함”으로 평가한바 있다.

왕실보물관은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한글 오디오가이드도 새롭게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실보물관이 소재하고 있는 드레스덴 왕궁은 1200년경에 지어져 지속적인 증개축을 거쳐 현재와 같은 모습에 이르렀으며, 400여년(1547~1918)에 걸쳐 알베르틴계 작센주의 황제 선출권자 및 왕들의 거처였다.

현재는 왕실보물관을 비롯하여, 화폐박물관, 판화․드로잉․사진박물관, 터키 무기박물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