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터넷·모바일 등 신종 금융사기 피해 방지를 위해 3일 범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 당국은 3일 물론 통신, 사법, 경찰 등 관계 부처를 총망라해 총력 대응하고 특히, 사전 예방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간 정부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대응을 위해 범부처 대책협의회를 구성하고, 지난해 1월 보이스피싱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시행하는 등 관련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전통적인 보이스피싱 피해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이나, 메모리해킹·스미싱 등 스마트폰 기반의 고도화된 기법을 활용한 신·변종 금융사기 수법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메모리해킹 피해현황은 올 6~10월 426건, 25억 7000만원, 스미싱 피해현황은 1~10월 2만 8469건, 54억 5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스미싱을 통한 개인정보 탈취, 휴대폰 소액결제 부정사용 등 금융 이외 통신분야 대책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 해외에 거점을 두고 있는 사기범죄조직의 총책(주범)의 수사 및 검거를 위해 사법·경찰분야의 국제공조가 필수적이라는 판단 아래 통신과 사법, 경찰 등이 포함된 종합대책이 마련됐다.
◇ 문자발송·정보탈취 단계
먼저 스미싱 대응 시스템이 구축된다. 현재는 스미싱 피해자의 신고 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악성앱을 검증해 이용자의 다운로드를 차단하는 사후조치 중심의 체계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KISA는 이통사가 탐지한 스미싱 의심문자를 제공받아 스미싱 검증시스템을 통해 검증하고, 유포되는 앱의 악성행위 여부를 판별해 이통사를 통해 악성앱 다운로드 서버 접속을 차단할 방침이다.
개인·기업 사칭 문자 차단서비스도 확대 시행된다. 현재는 인터넷발송 문자의 대량 발송 및 발신번호 입력기능을 악용한 피싱·스미싱 등의 사기문자가 공공기관 외에 개인 및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번호도용 피싱문자 차단서비스 이용 확대를 위한 홍보가 강화되고, 서비스 대상이 공공기관 및 일반기업에서 개인으로 확대 시행된다.
피싱·파밍사이트 사전 차단 시스템도 구축된다. 피싱·파밍사이트는 수시로 생성·소멸되므로 사전 탐지에 한계가 있어 현재는 피해자 신고 후 사이트를 차단하는 사후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개선 뒤에는 파밍 사이트가 대부분 해외에 위치하므로 이용자가 국내 공공·금융기관 사이트 접속시 해외로 우회하는 트래픽을 자동탐지 후 차단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
피싱사이트의 경우 매일 새롭게 생성되는 사이트 중 피싱사이트를 걸러내는 차단시스템을 구축해 피해를 방지할 계획이다.
전기통신금융사기에 사용된 전화번호는 이용이 정지된다. 보이스피싱 피해는 감소추세지만 여전히 대출을 가장하거나 SMS인증번호 탈취 등 전화를 이용한 사기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는 사기이용전화를 정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및 차단 체계가 없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따라서 법령에서 정한 기관(예:수사기관 등)이 전기통신금융사기에 이용된 사기범 전화의 정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키로 했다.
◇ 불법이체·결제 단계
먼저 새로운 입금계좌지정제가 시행된다. 현 입금계좌지정제는 지정계좌로만 이체가 가능해 불편하고 홍보미흡으로 이용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다.
개선 후에는 지정계좌는 기존 방식대로 거래되고, 미지정계좌는 소액이체만 허용되는 ‘신 입금계좌지정제’가 도입돼 이용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메모리해킹 대응 방침도 나왔다. 현재 정상적인 인터넷뱅킹 도중 고도의 해킹기술을 통해 이용자 몰래 금융거래정보(수취계좌번호, 이체금액 등)를 무단 변경하는 사례가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인터넷뱅킹시 실행되는 보안프로그램의 메모리해킹 방지기능을 보완해 거래정보 변경이 의심되는 경우 추가인증을 실시토록 할 방침이다. 전화나 휴대폰SMS로 인증을 하고 인증 시 수취계좌 명의인 및 이체금액 등을 안내할 계획이다.
해킹에 이용된 계좌도 지급정지된다. 해킹은 현행법상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해당하지 않아 해킹을 통해 피해금이 이체된 계좌(해킹이용계좌)는 법적조치가 불가능하는 상황이었다.
현재 해킹이용계좌의 지급정지는 금감원의 지도에 따라 2009년 2월 이후 은행권만 실시 중이다.
그러나 앞으로 은행 이외 제2금융권도 해킹이용계좌 지급정지가 실시된다. 또, 계좌 명의인이 보유한 타계좌에 대해 비대면거래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행정지도가 실시되며 관계기관에도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즉, 법 개정 전 동일 금융회사내 계좌만 제한됐다면 법 개정 후에는 전체 금융회사 계좌가 제한된다.
통신과금서비스 보안도 강화된다. 현재 휴대폰 소액결제시 SMS인증번호를 통해 이용의사를 확인하고 있으나 악성앱 등을 통한 인증번호 탈취로 이용자 피해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휴대폰 소액결제시 개인인증단계를 추가하도록 하고, 결제금액 및 자동결제 여부 등을 명확히 알리는 표준결제창 적용이 의무화된다.
◇ 수사 단계
대포통장 대여 등에 관한 처벌범위가 확대된다. 현행법상 통장의 양도·양수 및 대가를 주고 통장을 대여받거나 대가를 받고 통장을 대여해주는 행위 등에 대해 처벌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 대가를 주고 받지는 않았지만 대가를 약속한 통장 대여행위 및 범죄를 목적으로 통장을 보관·전달·유통한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앞으로는 실제 대가가 없었더라도 대가를 매개로 통장을 주고 받는 자를 모두 처벌하고, 범죄를 목적으로 통장을 보관·전달·유통한 경우에도 통장보관자 및 유통자까지 처벌할 방침이다.
국제공조도 강화된다. 전기통신금융사기의 총책은 주로 해외(중국 등)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기 때문에 국내 수사만으로는 추적 및 검거에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향후 한·중 수사협의체, 한·중 경찰협력회의, 한·중 금융당국간 정보공유 등을 활성화해 중국과의 수사공조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인터폴 및 해외 보안업체 등과의 정보공유와 교류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집중 단속 및 기획 수사도 확대된다. 사기 수법이 점점 전문화·조직화돼 효율적인 수사가 어렵고 유관기관간 종합적인 대응체계도 미흡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검찰 전문수사부서 및 금융사기조직 전담수사팀 등을 투입해 신종 범죄를 집중 단속하고 기획수사를 통해 단속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어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불법차명물건 수사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공조가 강화될 예정이다.
◇ 사기 예방 홍보
현재 금융사기 관련 예방홍보가 인터넷, SNS 등 온라인 홍보로 집중돼 있어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에 대한 실질적인 전파 효과가 부족했다는 평가다.
따라서 정부 합동경보, 예방교육 전문강사 양성, 맞춤형 예방정책 실시 등 모든 국민들이 쉽고 빠르게 신종 수법에 대처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홍보할 계획이다.
특히 개그콘서트 ‘황해’팀이 출연한 예방홍보물을 제작하고 배포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종합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협의회를 통해 추진 현황을 지속 점검하고 법령 등 제도개선사항도 신속 추진하겠다”며 “앞으로도 신종수법 출현에 적극 대응해 국민 피해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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