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전주교구 소속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이 지난 23일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미사 개최와 미사 중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을 정당화하는 발언이 정치권에 연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가톨릭 사제는 ‘정치적이고 사회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금지된다’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의 의견 표명이 나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대주교는 24일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가톨릭 ‘신앙의 해’ 폐막미사 강론을 통해 “가톨릭교회 교리서에서는 사제가 직접 정치적이고 사회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이 임무를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평신도의 소명’이고, ‘사제가 정치나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교회적 친교의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며 최근 일부 사제들의 정치 참여에 대해 강한 어조로 꾸짖었다.
| ▲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가 24일 정오 명동대성당에서 '신앙의 해' 폐막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 사진 : 뉴스칸 |
또 염수정 대주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발표한 ‘사제의 직무와 생활지침’에서도 사제가 정치나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교회적 친교의 분열을 야기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며 “사제들이 깊이 숙고해야 할 대목”이라고 덧붙여 강조했다.
염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오늘날 세상에서 위기는 미사 참례율, 성사율, 교회에 대한 존경심이나 존중의 부족이 아니라, 인간 자체, 즉 하느님 없이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지적한다”며, “마치 나 자신이 하느님처럼 행동하고 판단하려는 교만과 독선이 더 문제가 되며, 그것은 바로 하느님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신도들은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그리스도의 대표자로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을 살아야 하며, 혼란스럽고 힘들지라도 우리가 어떤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말고 오직 주님과 교회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라서 가야한다” 고 말했다.
염 대주교는 “그 길이 바로 진정으로 주님께 가는 길”이며, “우리는 분열이나 모순, 모함이 아닌 화해와 이해, 용서와 사랑의 길이며, 어떤 경우에도 사랑을 잊어서는 안 되며, 교황님은 회칙 '신앙의 빛'에서 어떤 경우에도 사랑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평신도는 세상의 주역"이라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평신도 교령에서도 평신도의 고유영역은 세상으로써 현세의 질서를 개선하는 것이 고유임무이고 일상의 가정과 사회 속에서 정치인은 정치인으로 교사는 교사로서 자신의 삶을 통해 주님의 복음을 증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 '신앙의 해’는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00년 교회 역사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을 맞아 공의회 정신을 돌아보고 새롭게 계승해 나가기 위해 선포했었다.,
가톨릭 신자들은 2012년 10월 11일에서 2013년 11월 24일까지 ‘세속주의, 상대주의, 물질만능주의, 개인주의 등으로 대변되는 ‘신앙의 위기’ 상황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시기를 지내며, 그 의미를 찾는 시간으로 오늘이 마지막 날 폐막미사를 봉헌한 날이었다.
한편, 서울대교구는 한국 천주교회의 중심 교구로서 신자 수가 150만명에 750여명의 소속 신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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