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주요 금융회사 CEO와 금융협회장을 포함한 금융계 주요인사와 금융전문가 등 34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새 정부 140개 국정과제 중 첫 번째 과제가 가능성에 투자하는 금융환경 조성으로 그만큼 금융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금융산업 경쟁력을 세계와 견줄 수 있도록 끌어올려서 우리 경제 성장을 주도적으로 견인하도록 바꿔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조적 금융, 신뢰받는 금융, 글로벌 금융으로 우리 금융산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며 금융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적 금융과 관련,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시도가 열매를 맺으려면 이것을 수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창의적 금융기법이 뒷받침돼야만 한다”며 “금융의 창의성을 구현하는 첫 단추가 금융에 대한 규제완화”라고 밝혔다.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금융인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이를 위해 “소비자보호와 건전성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규제만 남겨놓고 네거티브 방식으로 모든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며 “감독관행이나 방식도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개선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신뢰받는 금융’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금융권에서 발생한 여러 사고들로 인해 금융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며 “신뢰회복의 첫걸음은 금융권에 돈을 믿고 맡긴 소비자를 철저하게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더 이상 금융권에서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한평생 노력해 온 퇴직금과 노후자금이 열악한 분들의 삶을 더 밝게 해 주고, 더 나은 삶의 안내자가 되는 것이 신뢰를 되돌려 받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점에서 저는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 설립하는 것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금융회사가 아닌 금융소비자 입장에 서서 소비자보호의 책임을 다하는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과 관련해서는 “우리 금융도 이제 눈을 돌려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그동안 국제금융 중심지에 진출해서 선진금융 기법을 배우는 데 치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신흥국과 개도국으로 사업 기회를 넓혀가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갖춰온 예금보험과 부실채권정리제도, ICT에 기반한 증권거래시스템 등 한국형 금융 인프라를 신흥국에 수출하고 공유한다면 우리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기반도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자동차나 플랜트 등 경쟁력 있고 국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부터 우선적으로 금융을 제공하면서 해외 동반진출하거나, 경상수지 흑자에 따라 풍부해진 국내 외화유동성을 해외진출을 위한 외화자금 조달에 활용하는 이런 창의적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동남아와 유럽 순방 기간에 다양한 금융협력 MOU가 체결되었는데, 현재 구축 중인 순방 성과 데이터베이스 등을 적극 활용해서 세일즈 외교성과를 금융산업의 외연확대 기회로 삼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