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무학초등학교는 2학기를 앞두고 화장실 새단장 공사가 한창이다. 어둡고 칙칙하던 화장실에 조명을 많이 달아 밝아지고, 세면대가 다양한 높이로 만들어져 키가 큰 학생도 작은 학생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온 용산구 오산고등학교 학생들은 확 달라진 화장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둡고 칙칙하던 화장실에 악취가 사라진 건 물론이고, 천장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와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서울시가 시 교육청과 협업해 학교 화장실을 쾌적하고 휴식이 있는 공간으로 변신시키는 ｢꾸미고 꿈꾸는 학교 화장실, 함께 꿈｣ 사업이 올 상반기 50개 학교를 대상으로 본격 시작된 가운데, 2학기 개학을 앞두고 오산고를 시작으로 14개 학교가 공사를 마무리 지었다.

주요 개선사항은 ▴문 여닫을 때 센서등 설치(에너지 절약) ▴대변기 뒤, 소변기 앞에 선반 설치(실용성) ▴조명기구를 많이 설치해 조도를 높이고, 창문은 사생활 보호하면서도 개방(조도) 등이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에 118개 학교 화장실을 추가로 개선하고, 2017년까지 서울시내 전체 초‧중‧고등학교(1,331개소)의 절반에 가까운 총 638개 학교의 화장실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화장실 개선을 위해 50개 학교별로 학교의 주체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 디자인디렉터가 함께 모여 20명 내외로(초등학교는 30명 내외) ‘화장실 디자인 TF팀’을 구성했다.

이들은 총 5주간에 걸쳐 현장조사 → 사례조사 → 공간구상 → 디자인 결정 → 도면 확정, 5단계를 걸쳐 화장실 공간을 구성했으며, TF팀에 참여한 학생들은 스스로 필요한 공간과 디자인을 구상하는 등 기획 단계부터 공사가 끝날 때까지 참여했다.

이를 통해 각 학교마다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연령별·성별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맞춤형 개선을 할 수 있었다.

‘기능’ 중심의 시설 개선은 물론, 실제 사용자인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감성’까지 채울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한편, 올해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앞서 시는 ’14년 10월부터 ’15년 2월까지 7개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했으며, 결과를 바탕으로 매뉴얼을 제작하고 성별, 연령별로 8개 모델을 개발해 올해 학교 화장실 개선 사업의 가이드라인으로 삼았다.

김영성 서울시 평생교육정책관은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 스스로 자신이 사용할 화장실 공간의 문제점과 개선안을 직접 찾아내고 토론과 상호작용을 통해 디자인을 결정해가는 과정이 또 하나의 교육”이라고 말했다.